G20 정상회의 개막앞서 전수…쿠슈너 "양국 상생방안 마련해 관계개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국내 반발 여론에도 멕시코인을 비하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 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쿠슈너 고문에게 아즈텍 독수리 훈장을 전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멕시코에서 아즈텍 독수리 훈장은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훈장이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정상은 이날 G20 정상회의 개막식에 앞서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하는 USMCA에 공식 서명했다.
쿠슈너 고문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USMCA를 체결하는 과정에 3국을 오가며 외교적 중재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슈너 고문은 "미국과 멕시코가 이민, 마약 밀매, 다른 골치 아픈 문제에 대해 상생의 해결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개선됐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쿠슈너 고문에 대한 최고 훈장 수여 소식은 멕시코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인을 비하해온 것을 들어 그의 맏사위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멕시코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멕시코 역사학자인 엔리케 크라우세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멕시코 이민자들을 살인범과 강간범으로 비하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쿠슈너)에게 아즈텍 독수리 훈장을 주는 것은 굴욕과 비겁함의 극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즈텍 독수리 훈장은 콜롬비아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에게 수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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