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작은 정부' 구상 난항…내각 구성 늦어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온 '작은 정부' 계획이 상당히 어긋나고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대적인 부처 통폐합을 통해 현재 29개인 연방정부 부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한동안 18개 부처가 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29일(현지시간)까지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지명한 각료는 19명이다. 당선인 진영에서는 환경부, 광업·에너지부, 인권부 등 통폐합이 사실상 어려운 부처를 합치면 22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정을 총괄하는 정무장관에 지명된 오닉스 로렌조니 연방하원의원은 일부 부처를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조정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작은 정부' 구상에 맞춰보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진행된 내각 구성을 보면 '슈퍼 부처' 등장과 군 출신의 약진을 새 정부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슈퍼 부처는 경제부(재무부+기획부+산업통상서비스부)와 법무부(법무부+공공안전부), 지역개발부(도시부+국가통합부), 시민권부(사회개발부+스포츠부+문화부) 등이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 내정자와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경제·사회 분야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주의 경제 철학의 신봉자인 게지스 내정자는 공공지출 축소, 공기업 민영화, 연금·조세제도 개혁, 감세, 정부 소유 부동산 매각, 정치인·공무원 특권 축소, 공무원 감축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권력형 부패 수사를 담당해온 연방판사 출신의 모루 내정자는 부패 척결과 치안 확보를 위해 인사·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인프라부 장관, 대통령 정무 비서에 군 출신 인사들을 지명했다.
과학기술통신부와 인프라부에 군 출신을 배치한 것은 특유의 강한 추진력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지지부진한 인프라 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애초 이달 안에 내각 구성을 끝낼 예정이었으나 부처 업무 조정이 늦어지면서 다음 달 초까지 늦춰진 상태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취임식은 새해 1월 1일 오후 3시부터 브라질리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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