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측 뒤늦게 불합격 처리…교수들 "선의 차원…합격 여부 무관" 해명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대 한국음악학과 교수들이 지난달 입학 실기시험에서 규정에 없는 악기를 들고 온 수험생에게 응시기회를 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부산대는 최근 입학공정관리위원회를 열어 모집 요강에 정해지지 악기로 실기시험을 친 A(18)군을 불합격 처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16일 한국음악학과 작곡 전공 입학시험에 응시한 A군이 모집 요강에 규정되지 않은 아쟁을 들고 오면서 비롯됐다.
부산대는 실기시험을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피아노 등 6개 악기로만 치르도록 했다.
하지만 A군은 학과 측에 아쟁을 들고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심사위원인 한국음악학과 교수 5명은 자체 논의를 벌여 일단 A군이 입실한 만큼 응시기회를 주기로 결정하고 아쟁으로 실기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2명을 뽑는 데 12명이 응시한 이번 시험에서 모집 규정에 없는 악기를 들고 온 학생은 A군이 유일했다.
부산대는 이번 달 9일 A군이 실기시험 때 규정에 어긋난 악기를 들고 왔었다는 민원인 연락을 받고서야 진상파악에 나섰고 결국 입학공정관리위원회를 열어 A군을 최종 불합격 처리했다.
부산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해프닝이긴 하지만 심사위원들이 규정에 어긋난 잘못을 저질렀다"며 "해당 학생을 불합격 처리해 나머지 응시생들은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한 교수는 "규정에 맞지 않는 악기를 들고 온 수험생에게 선의 차원에서 한번 연주해보라고 한 것일 뿐 점수를 매겨 합격 여부를 가릴 의도는 아니었다"며 "채점표에 '자격 미달'이라고 써 입학본부가 최종 판단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부산대 측은 향후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수험생에게 모집 요강 자격을 확인하는 입시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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