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담판 앞둔 시진핑, 스페인서 외교전 시동
"스페인과 일대일로 협력 강화…대규모 경협 등 선물 공세"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인 내달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무역전쟁 담판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스페인을 방문해 외교전에 시동을 걸었다.
2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27일 오후 전용기 편으로 마드리드에 도착,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이날 도착 후 "이번 방문 기간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및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만나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간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여정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페인 ABC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도 "중국과 스페인이 새로운 시대에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역사가 부여한 책임"이라면서 "양국이 기회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도전에 맞서 새로운 장을 펼쳐가며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 앞서 스페인을 방문한 것은 부채위기에 시달리는 스페인에 '돈 보따리' 선물 공세를 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끌어들여 미국에 맞설 유럽의 우군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왕차오(王超)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시 주석의 스페인 방문 기간 중국과 스페인이 제3자 시장 진출과 서비스 무역, 관세, 문화, 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선물 공세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스페인 방문은 국가주석으로는 13년만의 일이라면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유럽 대륙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대항해 스페인을 세계화와 다자주의의 적극적인 지지자로 만들고 중국의 개방형 세계 경제 수호 의지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기간인 내달 1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하고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가 안 되면 내년 1월부터 중국산 수입품 2천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올리고, 나머지 2천670억달러어치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압박수위를 끌어올린 상황이다.
이에 시 주석 또한 스페인에서 일대일로 협력과 자유무역 강조를 통해 대외적으로 명분을 쌓아 자신감을 얻은 뒤 결전의 장(場)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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