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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공동 등재로 남북 세계유산 교류도 힘 받을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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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공동 등재로 남북 세계유산 교류도 힘 받을까(종합)
세계유산에선 비무장지대 1순위…조선왕릉 확장 등재 가능성
北대표단 "씨름, 조선민족이 노동 생활 중에 창조한 체육 유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정아란 기자 = 남북한이 처음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씨름, 한국의 전통 레슬링'(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을 공동 등재하면서 세계유산 사업에서 남북 교류도 탄력받을지 주목된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는 26일 모리셔스에서 개막한 제13차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와 북한이 각각 신청한 씨름을 한데 묶어 공동 등재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에 앞서 '대한민국 씨름'과 북한이 2년 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가 실패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씨름'이 동시에 등재를 앞둔 점을 고려해 공동 등재를 추진했으나, 시일이 촉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통상적으로 공동 등재를 하려면 각자 낸 신청서를 철회한 뒤 당사국이 모여 다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무형유산위원회는 씨름이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전승한 민속놀이로, 남북이 신청한 유산이 사실상 같다고 판단해 공동 등재를 결정했다.



세대를 이어 내려온 인류무형문화유산은 같은 민족인 남북이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북한이 2014년과 2015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린 아리랑과 김치 만들기는 우리도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아리랑과 김장문화라는 이름으로 등재한 바 있다.
장명호 북한 민족유산보호지도국 비물질문화유산보호처 처장 또한 등재 결정 뒤 기자회견에서 "조선 민족은 예로부터 한 강토에서 한 핏줄을 잇고 살아온 단일민족으로서 반만년 유구한 역사와 풍부한 문화 전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장 처장은 "씨름은 우리 조선 민족이 오랜 노동생활 과정 중에 창조한 전통적인 체육유산"이라면서 "처음으로 된 비물질 문화유산 공동 등록(우리는 '등재'라 표현)은 우리 민족이 더는 갈라져 살 수 없는 하나의 민족이란 걸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등재를 계기로 남북이 무형문화재를 함께 조사하면, 공동 등재 대상을 적지 않게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등재된 아리랑과 김장문화를 공동 등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북한에서 준비만 잘되면, 인류무형문화유산의 공동 등재가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며 "세계유산이나 세계기록유산보다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유산 분야에서 공동 등재 추진시 비무장지대(DMZ)가 1순위로 꼽힌다.
한반도 허리를 가르는 4㎞ 폭의 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 이후 인간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생태계가 보존됐다는 점에서 자연유산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궁예가 10세기 강원도 철원에 세운 계획도시인 태봉국 철원성과 냉전 이데올로기 산물인 각종 군사시설이 존재해 문화유산으로서 성격도 갖췄다.
세계유산은 ▲ 문화유산 ▲ 자연유산, 그리고 두 유산 성격을 아우른 ▲ 복합유산의 세 가지로 나뉘는데, 비무장지대는 국내 첫 복합유산이 될 만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009년 세계유산이 된 '조선왕릉' 확장 등재도 우선 고려 대상 중 하나다.
세계유산에 포함된 조선왕릉은 남한에 있는 무덤 40기로, 북한 개성에 있는 무덤 2기는 제외됐다.
태조 정비 신의왕후가 묻힌 제릉(齊陵)과 제2대 임금인 정종과 정안왕후가 잠든 후릉(厚陵)은 유산의 연속성 측면에서 조선왕릉으로 묶는 것이 당연하다고 평가된다.
통상 확장(extension) 등재는 신규 등재에 준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지만, 조선왕릉은 기존 등재 가치나 기준에 변화를 주지 않고서도, 단순히 등재 구역만을 확대해도 되는 까닭에 실상 남북 문화재 협력의 가장 손쉬운 사업 대상으로 꼽힌다.



세계기록유산도 남북 교류와 공동 등재 가능성이 충분한 유산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북한은 첫 세계기록유산으로 조선 후기 무예교본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등재했는데, 국내에도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국립중앙도서관에 동일한 책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산을 남북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공동 등재를 시도한다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지지하는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지원을 받아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유산 공동 등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차근차근 관련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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