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주 수장 "미국 달착륙 확인할 것" 농담 파장
웃음기 띤 채 한 농담 불구 달착륙 음모설에 기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러시아 우주 수장 격인 드미트리 로고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이 미국의 달 착륙 음모설에 기름을 붓는 듯한 발언을 해 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고진 사장은 지난 24일 트위터에 올린 비디오에서 "우리는 그곳(달)에 가서 그들(미국 우주인)이 갔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이 약 50년 전 달에 실제 착륙했는지를 묻는 말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로고진 사장은 얼굴에 웃음기를 띤 채 어깨를 으쓱하는 등 농담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러시아 우주 기구 수장이 던진 말인 데다 이를 트위터에까지 올리는 바람에 농담으로만 받아들여 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냉전 시대에 미국과 달 탐사 경쟁을 벌이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미국에 선수를 뺏겼다. 옛 소련은 이후 1970년대에 달을 향해 쏘아 올린 로켓이 4차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달 탐사 프로그램을 접었다.
냉전 시대 두 강대국의 달 탐사 경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달착륙 당시 영상이나 사진의 그림자 방향 등 미심쩍은 부분을 지적하며 NASA 우주인이 달에 가지 않고 착륙한 것처럼 연출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유튜브에 1972년 12월 달에 착륙한 마지막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7호'의 우주인 헬멧에 무대담당자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주장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달 착륙 음모설은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로 퍼져있었다.
로고진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받고 농담으로 받아넘겼지만,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몇몇 언론들은 뼈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천지는 러시아가 팩트체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달 착륙을 검증하겠다는 러시아 측의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중단 이후 미국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실어나르는 등 미국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왔다.
미국이 ISS를 본 따 달 궤도에 건설을 추진 중인 '심우주 게이트웨이(Deep Space Gateway)'에도 같이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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