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전 정보기관 수장 "CIA의 카슈끄지 결론 믿기 어려워"
무함마드 왕세자 배후설 부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전 정보기관 수장인 투르키 알파이살 왕자는 24일(현지시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과 관련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결론을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알파이살 왕자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기자들에게 "CIA는 어떤 상황을 파악할 때 진실성과 정확도 면에서 최고의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그런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 CIA가 당시 이라크 정권이 화학무기를 보유했다고 결론지은 것을 CIA를 믿을 수 없는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그 잘못된 결론으로 수천 명이 죽은 전면전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도에 따르면 CIA가 이번 카슈끄지 살해의 지시자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로 지목했다고 하는 데 (과거 CIA의 사례를 고려해보면) 그런 결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호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CIA가 무함마드 왕세자와 칼리드 빈 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의 통화 내용 등 관련 정보를 토대로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인물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CIA는 이 보도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또 "CIA는 왜 미국에서 기소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이것이 누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일어난 일(카슈끄지 살해)의 범인이고 누가 무고한지에 대한 내 평가다"라고 덧붙였다.
CIA를 비판한 알파이살 왕자는 정보기관 수장(1979∼2001년), 주미 대사(2005∼2007년)를 지낸 사우디 왕가의 주요 원로다. 카슈끄지는 알파이살 왕자의 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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