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워크숍 앞두고 의전비서관 음주운전…도마위 오른 靑 기강(종합)
잇단 기강해이 속 김종천 직권면직…문대통령 "단호히 대처"
김종천, 임종석 최측근서 의전비서관으로…지근거리서 대통령 보좌
집권 3년차 앞두고 공직기강 이슈화 따라 靑도 부담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됨에 따라 청와대의 공직기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를 앞두고 연일 정책성과 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자칫 해이해지는 듯한 청와대의 공직기강이 국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23일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날 새벽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이를 보고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사직서를 수리하는 의원면직 대신 직권으로 김 비서관의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직권면직'이라는 강력한 조처를 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처럼 강경한 대응을 결정한 것은 '윤창호씨 사고' 등을 통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한 음주운전에 선처를 베풀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면서 "초범일지라도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김 비서관의 음주운전을 보고받고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청와대 직원이 이를 어겼다는 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더욱이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을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참모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더욱 단호한 대응이 필요했다고 판단했음 직하다.
임 실장의 한양대 동문인 김 비서관이 학생운동 때부터 임 실장과 잘 알고 지내며 호흡을 맞췄던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청와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비서관은 임 실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전략기획위원을 지냈고, 임 실장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할 때는 서울시 정무보좌관으로 함께했다.
김 비서관은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거쳐 김근태재단 사무처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영입하면서 김 비서관도 대선캠프에 합류, 선거대책위원회 정무팀장을 맡았다.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임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될 때 김 비서관은 청와대 전체 업무를 실무선에서 챙기는 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들어왔다.
이어 지난 6월 청와대 비서진 인사에서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잊을 만하면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다는 점 역시 청와대로서는 아픈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조현옥 인사수석을 태우고 이동 중이던 관용차가 청와대 앞에서 신호위반을 했다.
이달 10일에는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마구 폭행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현재 해당 공무원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위에 회부할 방침이다.
김 비서관의 음주운전은 이 사건이 있은 지 채 보름이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공직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내년이면 집권 3년 차를 맞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고 공직기강을 다잡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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