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뿔 뽑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스위스 국민투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소 뿔을 뽑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스위스에서 25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가축의 존엄성'이라는 안건으로 국민투표에 올라온 이 법안은 아르맹 카폴(66)이라는 농부가 제안했다.
그는 "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소들을 보면 늘 머리를 들고 자부심이 있다. 뿔을 제거한다면 소들은 슬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사육하는 소의 4분의 3은 뿔이 제거된 소거나 태생적으로 뿔이 없는 소들이다. 소의 뿔 제거는 뿔이 막 나기 시작할 때 소에게 진정제를 투여하고 뜨겁게 달군 쇠로 뿔을 지지는 식으로 이뤄진다.
카폴은 소의 뿔이 소의 의사소통과 골격 구조를 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안한 법안은 소 뿔을 제거하지 않고 두는 농부에게 연간 190스위스프랑(21만6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찬성론자들은 뿔을 제거하는 과정이 잔인하고 부자연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하는 반면 반대 측은 고양이, 개의 중성화와 다를 게 없고 소와 사람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스위스 연방 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연간 30억 스위스프랑(3조4천억 원)의 농업 예산에서 3천만 스위스프랑(340억 원)이 빠져나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일부 농가도 소뿔을 그대로 두면 소들끼리 싸울 때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사람에게는 더 위험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현지 여론 조사 결과는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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