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학대 겪던 한살배기 구순구개열 환자 '새 삶을 얻다'
부산 온종합병원·그린닥터스, 무료 수술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아빠의 학대 속에 구순구개열(언청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던 한 살배기 아기가 부산 한 병원과 구호단체 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부산 온종합병원과 국제구호단체인 그린닥터스는 최근 A군의 구순구개열 1차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아동복지시설인 새들원에서 돌보던 A군 사연을 접하고 무료 수술을 진행했다.
A군 엄마는 당시 행적이 불분명했고, A군은 누나 2명과 함께 아빠와 부산 한 원룸에 살았으나 아빠는 삼남매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상태였다.
정근 온종합병원 원장은 "너무도 안타까운 사연이라 수술 지원 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흔히 언청이로 불리는 구순구개열은 태어날 때부터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진 소아 선천성 질환이다. 입천장과 입술을 만드는 피부조직이 적절하게 붙지 못하거나 붙었더라도 유지되지 못해 둘 사이가 갈라지거나 떨어지는 질병이다.
제때 수술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적절한 시기에 수술로 치료하지 않으면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음식을 씹어 넘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등 갖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구순구개열 환자는 대개 1차 수술을 받은 후에도 성장기에 맞춰서 평균 5회 이상 추가 수술을 받아야 안면부가 정상적으로 성장, 발달할 수 있다.
온종합병원과 그린닥터스는 이번 1차 수술인 구순 성형술을 시작으로 A군이 성인이 될 때까지 모두 5차례 수술을 책임질 계획이다.
그에 앞서 A군 생일인 23일에 돌잔치를 열어 생일을 축복하고 건강을 기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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