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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산불 실종자 여전히 870명…폭우에 시신 떠내려갈까 우려
주말까지 비 예보속 필사의 수색작업…최근엔 하루 1~2구만 발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시신 탐지견이 잿가루가 흩날리는 집터에서 금속 프레임까지 까맣게 타버린 주방시설 아래를 킁킁거리며 뒤진다.


수색대원은 삽을 들고 앙상한 뼈대만 남은 집터 이곳저곳을 뒤적이고 있다. 시커멓게 그을린 욕조 아래, 매트리스 밑쪽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다. 10분 정도 지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수색팀은 탐지견을 끌고 옆집으로 향한다.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지난 8일 미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에서 발화한 대형산불 캠프파이어로 전날까지 8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실종자 수색작업이 필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부터 주말까지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두 차례에 걸쳐 폭풍을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상태여서 최대한 수색 작업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첫 비는 그다지 양이 많지만 두 번째 내리는 강우는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현지 기상국은 주말까지 150㎜ 정도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종자 수는 전날까지 870명으로 잠정 집계된 상태다.
뷰트카운티 경찰국은 매일 실종자 규모를 다르게 발표해 현지 매체들도 혼란을 느끼는 상황이다.
지난주 중반만 해도 110명 수준이던 것이 하루 만에 279명으로 늘었다가 다시 하루 만에 631명, 그다음날에는 1천100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주말 1천300명까지 갔던 실종자 수는 699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870명으로 늘었다.
뷰트카운티 경찰국의 코리 호네아 국장은 "실종 리스트에 중복된 이름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 걸러지지 않은 데이터"라고 말했다.
최근 수색작업에서는 시신이 많이 발견되지 않고 있어, 재난당국으로서는 여전히 줄지 않는 전체 실종자 규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지난 사흘간은 매일 시신이 한두 구밖에 수습되지 않았다. 시신은 집 내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지만 타버린 차량, 집터 주변에서도 간간이 나왔다.
산불로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한 파라다이스를 지역구로 둔 짐 닐슨 주 의원은 "아직도 많은 주민이 행방불명 상태로 남아있다. 수색이 오래 걸릴 것 같다. 몇 주간 계속돼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가족 중 실종자가 있는 한 주민은 LA타임스에 "사망했다고 믿지는 않지만, 만일 그렇다면 폭우에 시신이 떠내려갈까 봐 더 무섭다"라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산불 피해가 큰 파라다이스 마을과 인근 지역에서 어느 정도까지 수색이 끝났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DNA 감식 전문가와 군의 수색팀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산불 피해를 본 지역이 서울시 면적(605㎢)과 비슷한 정도의 규모여서 모든 지역을 뒤지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제공]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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