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찰 안성 봉업사지, 죽산역사경관으로 보존해야"
안성 죽산면서 22일 학술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려시대 태조 왕건 초상화를 모신 진전사원이었던 안성 봉업사지를 주변 문화유산과 묶어 죽산역사문화경관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윤식 건축문화유산연구원장은 안성시와 한백문화재연구원이 22일 안성시 죽산면 동안성시민복지센터에서 '안성 봉업사지 활용과 보존'을 주제로 개최하는 학술 세미나에 참가해 봉업사지 보존관리에 대해 발표한다.
봉업사지는 공민왕이 1363년 홍건적의 난을 피했다가 환도할 때 태조 진영을 알현했다는 기록이 전하며, 폐사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본래 죽산리 사지(寺址)로 알려졌으나, 1966년 오층석탑 주변 농경지에서 출토된 향로와 향완 등에 나타난 글자를 통해 봉업사(奉業寺)임이 밝혀졌다.
이후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세 차례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이전인 통일신라시대에도 사찰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건물터 유적과 명문 기와, 고려청자, 중국 자기가 발견됐다.
봉업사지에는 현재 오층석탑과 당간지주가 있고, 절터는 시도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됐다.
21일 배포된 발제문에서 양 원장은 봉업사지에 대한 사적 지정 신청이 문화재위원회에서 보류된 사실을 비판했다.
그는 2016년 사적으로 지정된 경주 인왕동 사지와 봉업사지는 사역(寺域)이 확정되지 않은 점이 같다고 지적하면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규명된 봉업사지에 대해 사역 범위와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성격이 불명확하고, 사찰로서 사역과 건물터의 인과관계 확인이 미미하다는 사유로 지정을 미룬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지정문화재 예산 지원 방식의 재정 투입만으로는 보존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 뒤 "가치에 걸맞은 보존관리를 위해서는 사적 승격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양 원장은 나아가 봉업사지를 죽주산성, 죽산향교, 매산리 석불입상과 연계해 경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죽산 지역의 역사지리 위상과 현실적 법 제도의 공적 규제를 감안할 때 봉업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브랜드 형성과 장소 마케팅은 사회 공동체 의식 구축과 지역 생활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미나에서는 보존관리 외에도 봉업사지 역사문화환경을 고려한 활용 문제, 봉업사지와 죽산의 문화유산 디지털화와 활용, 봉업사지와 주변 유적을 연계한 정비 방안에 대한 발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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