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기 전 최대한 우군 확보…시진핑, 유럽 향한다(종합)
스페인·포르투갈 방문…"일대일로 협력 등으로 지원세력 구축"
APEC·브루나이·필리핀 방문 등 '전방위 외교' 펼쳐
SCMP "미·중 정상, 최대 6명 참모진 대동하고 회동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무역전쟁 동맹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으로 향한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28일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해 지난 6월 취임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이후 포르투갈도 방문할 계획이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도 25∼28일 제8회 중·유럽 협력포럼 함부르크 서밋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 시 주석의 대(對)유럽 외교에 힘을 보탠다.
시 주석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방문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협력을 끌어내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지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은 상대국에 대규모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약속하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 들어선 싱가포르, 네덜란드, 브루나이 등이 중국과 일대일로 협력을 다짐했다.
지난 8월 그리스가 일대일로에 협력하기로 한 것을 포함해 12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지만, 독일, 영국 등은 일대일로의 투명성 결여 등을 비판하면서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일대일로 동참을 끌어낸다면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에는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시 주석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어서 이번 유럽 방문에서 우군 확보는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회담에선 무역전쟁, 남중국해,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브루나이를 방문해 일대일로 협력을 끌어냈으며, 전날 필리핀 방문에서는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에 합의하는 등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산체스 신임 스페인 총리는 전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와 달리 중국의 스페인 투자에 좀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시 주석의 바람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의 스페인 투자는 2012년 전만 해도 연간 1천만유로에 못 미쳤지만, 2016년에는 16억유로(약 2조1천억원)를 넘어설 만큼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농업, 관광, 부동산 등에 머물렀던 기존 투자와 달리 최근에는 엔지니어링, 항만 등 전략적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스페인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측은 스페인 정부가 부채문제의 시급한 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일대일로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12월 1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최대 6명의 참모진을 각각 대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측에서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이 대동할 전망이다.
중국 측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을 이끄는 류허(劉鶴) 부총리, 딩쉐샹(丁薛祥)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 담당 정치국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SCMP는 "어느 참모가 양국 정상회담에 참석하는지는 회담의 분위기와 최종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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