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아랍의 봄'이 몰아온 겨울…정권붕괴 비극의 연속"
전문가 "北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 우월성 보여주려는 간접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아랍·중동 국가와 북아프리카의 혼란한 정세를 부각하며 2010년 이 지역 민주화 바람을 일컫는 '아랍의 봄'을 '아랍의 겨울'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끈다.
신문은 19일 6면에 실은 '아랍의 봄이 가져온 비극적 후과'라는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를 통해 이집트, 튀니지, 예멘, 리비아에서의 비상사태 선포와 테러 발생 상황 등을 언급하고 "아랍의 봄이 이 나라들에 종족 간, 교파 간의 유혈적인 분쟁과 무정부주의적인 혼란, 살인과 약탈, 온갖 테러가 판을 치는 냉혹한 겨울을 몰아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시기 서방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을 예속시키고 자원을 약탈할 음흉한 목적 밑에 불순세력들을 부추겨 이 나라들에서 반정부 소요를 일으키게 하였다"며 "그들을 민주주의 세력으로 둔갑시키고 무기와 자금까지 대주면서 테러를 비롯한 범죄 행위들을 저지르도록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리고는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듯이 요란스레 떠들어댔다"며 "결과 이 나라들에서는 정권붕괴라는 비극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으며 오늘과 같은 참상이 빚어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아랍의 봄'으로 튀니지, 이집트, 예멘, 리비아에서 장기 독재 집권 세력을 축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튀니지를 제외하고는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행하지 못한 채 무정부 상태와 산발적인 반정부 시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랍의 봄 이후 여러 지역에서 내전이 발생하거나 심각한 사회 혼란과 경제의 쇠퇴, 종파 간의 대립이 고조되는 양상을 가리켜 '아랍의 겨울'(Arab Winter)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노동신문의 이날 기사는 민주화 운동 바람인 '아랍의 봄'과 같은 상황이 북한에 발생해 정권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상교양작업의 하나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나 인권상황 개선 이후에 나올 수 있는 정권 교체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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