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는 좀 달랐죠"…'도전정신' 무장한 김영권의 '캡틴 복귀전'
손흥민 빠진 벤투호 '임시 주장'으로 활약…"호주, 다음엔 이길게요"
(브리즈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제가 사실 주장 완장 차고 좋은 기억이 많이 없었잖아요. 새로운 '도전정신'을 갖고 나간 것 같아요."
17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은 김영권(28·광저우)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지난해 8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이후 일어난 '실언 논란'을 겪으며 마음에서 멀어졌던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자리와 다시 만나는 무대였다.
11월 두 차례 A매치를 앞두고 잠시 팀을 비운 손흥민(토트넘) 대신 주장으로 낙점된 김영권은 호주전에서 김민재(전북)와 수비의 중심축을 이루며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뒤 만난 김영권은 "다시 주장으로 나서니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좋지 않은 기억'을 언급하며 돌이킬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 그는 경기 결과에 대해선 "마지막 위기에서 더욱 집중하자고 했는데, 실점이 나와 아쉽다"고 곱씹었다.
하지만 손흥민, 기성용(뉴캐슬) 등 기존의 선수들이 다수 빠진 가운데 소득도 분명했다며 팀의 사기를 세웠다.
김영권은 "새로운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 해주고 대표팀에 녹아들었다. 흥민이나 성용이가 없었지만, 스쿼드가 더 두꺼워진 것 같다"면서 "큰 대회를 앞두고 긍정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파트너 김민재에 대해서도 "민재가 파이터형이라 함께 뛰면 제가 편해지는 면이 있다. 제가 부족한 부분을 민재가 채워주고, 서로 커버해줘 잘 맞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영권은 "호주와 아시안컵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을 텐데, 큰 대회인 만큼 이번 경기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다시 만났을 땐 이길 수 있도록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다. 손흥민이 내년 아시안컵 3차전부터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해 어쩌면 그때까지 김영권의 '임기'도 이어질지 모른다.
김영권은 "선수들이 파울루 벤투 감독님의 스타일에 잘 녹아 들어서 하고자 하는 플레이가 점차 나오는 것 같다"면서 "다음 경기에선 리드를 잡으면 끝까지 지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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