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N 여행] 제주권: 가는 가을이 아쉽다…'은빛 억새' 만발한 오름으로∼
11월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10선…산굼부리·따라비·새별오름 '장관'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어느덧 가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1월 중순을 지나는 제주는 이번 주말 흐리고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
가을의 끝자락, 아직도 제대로 된 가을 나들이를 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은빛이거니 황금빛이거니 앞다퉈 억새 물결이 출렁이는 제주의 오름으로 떠나보자.
◇ 억새 대표 명소
제주의 가을은 섬 곳곳에서 춤을 추듯 나풀거리는 억새로부터 절정의 빛을 발한다.
맹추위가 불어닥치기 전에 보드라운 털옷으로 갈아입듯 제주는 억새꽃을 피워 일찌감치 겨울채비를 마쳤다.
가을의 끝자락을 놓지 않으려는 행락객들의 발길은 억새를 찾아 오름으로 향한다.
억새 명소로 꼽히는 곳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산굼부리'다.
제주관광공사도 '11월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10선' 중 하나로 산굼부리를 꼽았다.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이르는 제주말이다.
산굼부리는 오름 전체가 억새로 덮여 장관을 이룰뿐만 아니라 병풍처럼 펼쳐진 오름 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어 노인과 어린이도 오르기에 어렵지 않다.
특히 정상부에 오르면 탁 트인 가을 풍경은 물론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 분화구 안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도 억새 명소로 꼽힌다.
제주를 대표하는 들불축제 장소이기도 한 새별오름은 가을철이면 오름 대부분이 억새로 뒤덮여 은빛으로 물든다.
오름을 오르다 보면 탁 트인 제주 서부지역 풍광에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린다.
해 질 무렵 찾아가면 억새 물결이 석양에 물든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새별오름에 올라 바라보는 석양 풍경도 일품이다.
새별오름 입구에는 푸드트럭 장터가 상설 운영돼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인증샷을 찍기 위해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 억새밭 안으로 들어가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은 금물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따라비오름'은 가을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오름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억새 군락은 정상부까지 이어져 억새의 바다를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오름 군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풍력발전기가 위풍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오르는 길이 수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탐방로가 잘 조성돼 있어서 쉬엄쉬엄 걸어도 오르내리는 데 1∼2시간이면 충분하다.
◇ 비극적 역사 현장 느껴요 '4·3길 순례'
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좀 더 의미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4·3길을 순례해보는 것도 좋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18일 제주시 오라마을 4·3길을 순례한다.
이날 오라 민오름∼연미마을 불탄 다섯 집∼잃어버린 마을 어우눌∼월정사∼모오동 공회당 알밭 등을 찾을 예정이다.
16일까지 신청하면 되며 참가비는 성인 1만원, 어린이·중고생은 무료다. 참가자에게 자료집과 점심이 제공된다.
문의는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064-755-4343)로 하면 된다.
오라마을 4·3길은 지난 7월 오라동 마을 관계자, 4·3 전문가 등이 수차례 현장 답사를 거쳐 2개 코스, 12㎞ 길이로 개통됐다.
오라동은 4·3 초기부터 여러 사건들로 유독 피해가 많았던 지역이다.
1948년 5월 1일 발생한 오라리 방화사건으로 연미 마을의 가옥들은 불타버렸고 진행 중이던 평화협상이 결렬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군정이 강경진압작전을 전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 흐리고 다소 쌀쌀
토요일인 17일과 일요일인 18일 모두 흐리고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8∼11도, 낮 최고기온은 14∼16도 분포다.
기상청은 금요일 비가 내리다 그친 후 토요일부터 북서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며 기온이 떨어지고 체감온도가 낮아 쌀쌀하겠다고 예보했다.
일요일에는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낮부터 차차 흐려져 밤 한때 비가 조금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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