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대 공동전선 깨질라'…트럼프, 동맹국 車관세부과 보류(종합)
상무부 제출 보고서 검토후 강경파도 현시점에선 반대의견
EU "무역협상 중엔 부과않기로 합의"…美-동맹국 갈등 불씨 여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방안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결전을 앞둔 상황에서 수입자동차 관세부과를 통해 동맹국들과의 갈등을 키우면 대(對)중국 공동전선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수입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려던 계획을 13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통상관리들은 이날 백악관에서 상무부가 제출한 자동차 관세 관련 보고서를 논의한 뒤 이같이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가 곧 이뤄질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제한 조치는 상무부의 국가안보 침해 결정, 대통령의 조치실행 결정, 상무부의 조치방식 권고, 대통령의 집행명령으로 이뤄진다.
이날 회의에는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참석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관리들의 회의론 때문에 결정이 유보됐다고 보도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므누신 장관, 커들로 위원장뿐만 아니라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현시점에서 자동차 관세부과를 강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과의 경제적 대결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면 전통적 동맹국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가 무산될 수 있다고 큰 우려를 드러냈다.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 수입에 따른 미국 산업의 피해와 해결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보고서를 최근 백악관에 제출했다.
이는 현재 미국이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유럽연합(EU),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도 자동차 관세 면제에 대해 확답을 받지 않은 상황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가 국가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해왔다.
이 연방 법률은 미국의 통상 안보를 저해한다는 판정을 받은 품목에 대해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EU, 일본과의 교역이 미국에 불공정하다며 이들 지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고율 관세가 실현되면 매출과 일자리가 급감해 산업 지형이 바뀐다고 우려하고 있다.
작년에 미국이 수입한 자동차와 부품의 규모는 3천500억 달러(약 396조원) 정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해서는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올해 7월 합의에 따라 협상 기간에는 EU에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일본 및 EU와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자동차 부문을 포함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지난 3월 합의했으나 자동차 관세 면제에 대한 확답은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개정하면서 부수 합의서를 통해 자동차 관세를 면제받기로 했으나 수출량에 상한을 두는 제약을 받아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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