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리비아 안정 위한 국제회의 개막…해법 도출될까
참석 불투명하던 군벌 실세 하프타르도 동참할 듯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11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지원한 민중 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의 안정회복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12일 밤(현지시간) 개막했다.
이틀 동안 이어지는 이번 회의는 몇 년째 계속되는 내전으로 황폐해진 리비아 안정을 위한 해법 마련 차원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주도로 마련됐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 지배했던 국가인 이탈리아는 이번 회의가 리비아 정국 안정을 위한 첫 단추로 여겨지는 대선과 총선 실시를 추진하고 있는 유엔의 노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리비아 각 정파를 대표하는 주요 지도자들은 지난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중재로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내달 10일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유엔은 리비아의 최근 혼란 상황을 고려할 때 내달 총선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난 주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는 트리폴리를 근거지로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거국내각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 등 리비아 주요 지도자들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등 리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제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이 동참했다.
회의 개막 직전까지 참석 여부가 확인되지 않던 군부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도 회의 참석을 위해 시칠리아 섬을 향해 출발해 이날 밤 늦게 팔레르모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리비아 소식통을 인용해 ANSA통신이 보도했다.
하프타르는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거국내각에 맞서 리비아 동부를 장악하고 있는 실권자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발행된 일간 라 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하프타르가 참석할 것을 자신한다"고 말했으나, 그의 불참 시 이번 회의는 반쪽짜리 회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하프타르의 참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 지배했던 이탈리아는 리비아에 매장돼 있는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개발에 이해 관계가 걸려 있을 뿐 아니라, 리비아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넘어오는 난민들의 주요 출발지이자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라는 점에서 리비아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는 특히 지난 5월 마크롱 대통령이 파리로 리비아 주요 정파 지도자들을 불러모아 오는 12월 총선과 대선 실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등 리비아 사태 해결에 앞장서는 모양새를 취하자 프랑스와 은근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 왔다. 프랑스 역시 리비아의 석유 개발권 등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리비아에 부쩍 관심을 쏟고 있다.
7년 전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측면 지원함으로써, 그 이후 전개된 군벌의 무차별적 난립에 기여한 서방 역시 리비아의 혼란이 지속될 경우 난민 문제와 테러리스트 유입 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보고 리비아 혼란 종식을 위해 최근 노력을 배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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