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만 달구는 '왕조 주역' 유희관, 특급 조커로 나설까
KS 5차전까지 미 출장 선수 두산은 5명, SK는 3명
'6년 연속 10승 달성' 유희관, KS 선발진에서 밀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맞붙은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아직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모두 8명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팀당 30명에 28명 출전으로 정규시즌보다 숫자가 많다. 혹시 모를 부상 변수까지 대비해 넉넉하게 짠 숫자다.
두산에서는 유희관(32), 박신지(19), 윤수호(26·이상 투수), 황경태(22·내야수), 장승현(24·포수)까지 5명이 5차전까지 한 번도 나서지 못했다. SK에서는 이성우(37), 허도환(34·이상 포수), 이승진(23·투수)이 미 출장 선수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유희관이다.
KBO리그에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며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그는 2015년 18승을 거두며 '한국의 사이영상' 최동원상까지 받은 선수다.
그러나 올해는 평균자책점 6.70으로 부진한 가운데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겨우 10승을 달성했다.
역대 KBO리그 시즌 10승 투수 가운데 최고 평균자책점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유희관 활용법을 고민했다.
올해 부진에 빠지긴 했지만, 현재 두산의 투수 가운데 한국시리즈 투구 횟수(31⅓이닝)를 기록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해서다.
유희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유희관은 4선발 후보로 거론됐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이용찬으로 1∼3선발을 꾸렸고, 유희관과 이영하를 놓고 4선발을 고민했다.
구단의 선택은 이영하였다.
8일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4차전이 비로 하루 밀리면서 이영하도 결국 선발로 나서지 못했지만, 유희관은 말없이 불펜만을 지키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유희관이 자꾸 내 눈을 피하더라"면서 "핵심 투수였는데 컨디션이 안 좋으니 본인 마음은 어떻겠냐"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소 쾌활한 성격과 입담으로 두산 더그아웃에 웃음을 몰고 다녔던 유희관은 이번 한국시리즈에 말을 아끼고 있다.
경기 전에도 굳은 얼굴로 훈련에만 몰두한다.
2승 3패로 벼랑에 몰린 두산은 12일 잠실에서 열릴 6차전에 승리해야 13일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갈 수 있다.
선발진에서 밀린 유희관의 보직은 롱 릴리프다. 선발 투수가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거나 연장 대결이 길어지면 그에게도 등판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조용한' 유희관은 불펜에서 역전 우승에 힘을 보탤 기회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린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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