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외환선물거래(FX마진거래)를 잘 모르는 주부 등을 상대로 270억원 규모의 투자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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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서부지청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총책 A(47) 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사기 혐의로 중간모집책인 B(51·여) 씨와 C(56·여)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다른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8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B 씨는 A 씨의 친누나고, C 씨는 A 씨의 내연녀다.
이들은 2013년 10월부터 4년간 FX마진거래에 투자하면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여 141명으로부터 27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FX마진거래는 국제외환시장에서 개인이 직접 외환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A 씨 일당은 경북 포항의 한 건물에 투자회사 사무실을 차려놓고 컴퓨터 수십 대를 설치해 실제로 FX마진거래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뒤 중간모집책이 데려온 투자자들에게 시설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거래하면 절대 손실이 안 난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외환선물 거래를 잘 모르는 주부들로 가정에 보탬이 되려고 투자를 결심했다"며 "막대한 피해는 물론 가정이 파탄 난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총책 A 씨는 실제로 FX마진거래를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은 계좌 분석을 통해 이들이 실제 투자금의 20% 정도만 FX마진거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배당금으로 사용해 돌려막기를 한 것을 확인했다.
게다가 절대 손실이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FX마진거래에서도 수익은커녕 손실이 발생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유사수신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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