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서 이탈리아-프랑스 연결 고속철도 건설 지지 대규모 시위
"경제발전 위해 TAV 계속 추진돼야"…집권 오성운동 결정 주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북서도 산업도시 토리노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잇는 고속철도(TAV)의 건설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TAV 지지 세력 3만여 명은 10일 토리노 시내 중심인 카스텔로 광장에 운집, 프랑스 리옹과 토리노를 연결하는 270㎞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을 계속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토리노 시의회가 TAV의 건설을 보류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에 반대해 조직된 것이다.
토리노 시는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의 키아라 아펜디노 시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총선으로 집권 세력이 된 오성운동은 TAV 중단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집권 후 이미 공사가 시작된 TAV 건설을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환경 단체들의 입김이 강한 오성운동은 알프스 산맥 약 60㎞를 관통하는 터널 공사를 수반하는 TAV가 지역 환경을 위협하고, 공공 재원 낭비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며 TAV의 백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인 '동맹'과 야당들은 TAV가 이탈리아의 경제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 중단 시 유럽연합(EU)과 프랑스에 거액을 배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공사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총 260억 유로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TAV는 EU가 공사비의 40%를 지원하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각각 35%와 25%를 분담한다. 완공 시 현재 기차로 4시간 걸리는 리옹과 토리노의 통행 시간이 2시간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집회 주최 측은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관광 산업과 문화 활성화를 위해 우리는 TAV에 찬성을 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AV 건설 독려에 앞장서온 중도좌파 민주당 소속의 세르지오 참파리노 피에몬테 주지사 역시 "토리노와 피에몬테는 TAV를 원한다. 우리는 어떤 장벽도 없이 유럽과 연결되길 소망한다"고 말하며 TAV 건설에 대한 중앙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요구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오는 12일 회동해 TAV 건설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성운동은 지난달 총선 공약을 뒤집고 아드리아해횡단가스관(TAP)은 강행하기로 결정해 지지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 TAV의 백지화 공약까지 관철시키지 못할 경우 지지층으로부터 심각한 반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아시아에서 서유럽에 이르는 3천500㎞ 구간을 연결하는 국제 가스관인 TAP는 EU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약 400억 달러를 투입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아드리아해에 면한 이탈리아 동부 주민들과 환경보호 활동가들은 지역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TAP 건설에 완강히 반대해 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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