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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찾아온 제주 해녀의 수중발레 '인어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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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찾아온 제주 해녀의 수중발레 '인어전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제주 해녀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선수가 바다에서 잠수 시합을 벌이면 어느 쪽이 이길까.
제법 흥미로운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인어전설'이 3년의 기다림 끝에 관객과 만난다.
수영협회는 제주 싱크로나이즈드 대회를 개최하면서 사전 이벤트로 제주 해녀의 싱크로나이즈드 공연을 기획한다. 해녀를 교육할 코치로 아쿠아리움에서 수중 공연 일을 하던 전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영주'(전혜빈 분)가 선발된다.
그러나 막상 제주에 도착하니 해녀들은 공연에 무관심하다. 해녀 대표 '옥자'(문희경 분)는 오히려 조용한 시골 마을을 시끄럽게 하는 영주가 못마땅한 눈치다.
영주는 자신을 무시하는 옥자에게 바다 잠수 대결을 신청하고, 옥자는 대결을 받아들인다. 두 사람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 시골 마을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영화는 2015년 촬영을 마쳤으나 3년간 배급사를 구하지 못했다. 연출을 맡은 오멸 감독이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제주 출신인 오 감독은 2013년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품 '지슬'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지만, 박근혜 정권은 4·3 사건을 다뤘다는 이유로 오 감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공소장에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 374건을 적시했는데 여기에 오 감독 사건도 포함됐다.
오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심경이 복잡하다"며 "해녀를 영화화한다는 것은 저를 비롯한 제주인에게 자부심이자 영광이기도 하다. 해녀의 고단한 숨소리에 조금은 웃음을 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피해는 매우 안타깝지만, 영화의 지향점은 애매하다. 상업영화와 독립예술영화 사이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인상이다.
독립영화 진영에 몸담은 오 감독은 제주의 풍광과 해녀의 삶을 기록한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지만 영화의 서사는 전형적인 상업 스포츠 영화의 형태를 따른다.
초반 대립하던 두 주인공이 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의기투합하면서 감동적인 퍼포먼스를 연출한다는 스토리는 이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곳곳에 웃음 코드를 심었지만 요즘 '빵빵' 터지는 상업영화에 비하면 강도가 한참 떨어진다.
서울에서 온 전 국가대표 출신 코치 역을 맡은 전혜빈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연 배우는 실제 제주 출신이다. 덕분에 빠르게 사라져가는 순도 100% 제주 방언을 접할 수 있다. 15일 개봉. 12세 관람가.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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