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매체 "시진핑 수입증대 목표 '실현 어렵다'"…박람회는 "쇼"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수입박람회에서 공표한 수입증대목표는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시 주석이 지난 5일 수입박람회 개막 연설에서 자국의 '소비대군'을 이용해 향후 15년간 40조달러 규모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경기둔화, 위안화 약세 등을 고려하면 이런 목표는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셰톈(謝田) 부교수는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중국의 수출과 외환보유고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이 오히려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외환보유고 감소로 중국의 외국상품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현재 중국에서 소비 여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며 중국의 화이트칼라, 중산층이 실제 미래의 고통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통화팽창압력에 노출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통화팽창 요인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중국 소비자 및 소매담당 책임자인 쩌페이다는 부동산가격이 이미 가계부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인의 평균채무가 연평균 수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의 가처분소득이 3분기 들어 두 자릿수로 떨어졌으며 이는 20년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박람회에 비판적인 인사의 말을 인용해 이번 행사가 정교하게 설계된 '쇼'에 불과해 미중간 무역 전쟁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독일 폴크스바겐이 수입박람회에서 중국 합작회사와 내년에 9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와 부품을 수출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지만 이같은 수출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폴크스바겐의 정상적인 업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수입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수많은 합의서에 서명하지만 이들은 폴크스바겐처럼 통상적인 업무이거나 이미 합의된 내용의 '재탕' 혹은 이행보증이 안된 '비망록' 수준에 불과하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합의서 서명식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정작 자신은 서명 당사자인 회사 측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박람회 기간 고용돼 연기를 했을 뿐이라고 밝혀 충격을 줬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 매체는 중국 회사들이 외국인을 고용해 고위관리 역할을 맡기기도 한다면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회사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처럼 치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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