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팀 킴'의 그림자 "부당한 처우 받아왔다" 호소
대한체육회장에 호소문 발송…"폭언에 모욕감"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 메달인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컬링 '팀 킴'이 지도자와 갈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평창올림픽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대표팀(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최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에게 호소문을 보내 팀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며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팀 킴'의 대부 역할을 해온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의 도움을 받아 높은 자리에 올라왔지만, 언제부터인가 '사적인 목표'로 이용당하는 상황이 발생해 고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팀 킴은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고 싶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훈련과 출전을 저지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열린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애초 출전하지 말라고 지시받았고, 그에 따라 아무런 훈련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컬링팀 발전과는 상관없이, 대한컬링연맹과 사적인 불화 속에서 우리를 이용하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당한 징계'를 둘러싸고 대한컬링경기연맹과 법적 싸움을 진행 중이다.
선수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감독님들의 지도 없이 선수들끼리 훈련을 지속해왔다"며 "최근 이유를 알 수 없는 포지션 변화, 의도적인 대회 불참, 선수들 간 분리 훈련 등 무작정 지시를 따르라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터뷰를 지나치게 통제당하고, 선수들 이간질까지 벌어졌다면서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훈련을 할 수 있게 팀을 이끌어줄 진실한 감독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선수들은 지도자들에게서 욕설과 폭언도 자주 들어 모욕감을 느꼈다며 "선수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평창패럴림픽에서 김은정이 최종 성화봉송 주자로 선정됐음에도 대한체육회에 '김은정 선수가 성화봉송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일방 통보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광고 촬영과 컬링장 사용 등 일정도 지도자들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정해진다면서 "선수들을 개인 소유물로 이용하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여러 상황으로 이미 감독님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팀 킴'은 "대한체육회장님께 정중히 도움을 청합니다. 김 교수님과 두 감독님 아래에서는 더는 운동하는 것이 저희 선수들에게는 무의미하고, 이 상태로라면, 컬링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지도자 교체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팀 킴' 선수들은 이번 호소와 폭로 이후 심신 안정이 필요하다며 인터뷰에는 응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 측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고향인 경북·의성에서 지속해서 훈련하며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라며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