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호데이다 유혈사태 격화…"인도주의적 재앙" 우려
1주일간 150여명 사망…호데이다항은 구호물자 80% 들어오는 '생명선'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예멘 정부군과 민병대 등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동맹군들의 공습 지원 아래 반군 거점인 중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대해 지상군 공세를 퍼부으면서 인도주의적 재앙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현지 구호단체 등을 인용해 지난 1주일간 최소 150명이 사망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3일 하루에만 호데이다 항 주변에서 200여 차례의 공습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전투는 지난 6월 아랍 동맹군이 호데이다 탈환 작전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초기에 정부군 등은 남부 교외 지역과 공항까지 빠르게 진격했으나, 중심지까지 가지 못하고 반군과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그러다가 지난주 아랍 동맹군에 병참을 지원하는 미국이 정부군과 반군에게 적대 행위를 멈추고 이달 말부터 평화협상을 할 것을 제안한 후 정부군의 진격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식량과 기름 등 구호물자의 80%가 들어오는 예멘 최대 항구 호데이다 항은 기근에 시달리는 예멘인들에게는 생명선과 같은 곳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엔 관계자는 호데이다 항 시설이 파괴되면 사망자가 재앙 수준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등 국제 구호단체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충돌이 호데이다 구호시설 인근까지 번져 어린이와 환자 등 약자 다수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예멘에서는 2015년 초 후티 반군이 예멘 서부의 상당 지역을 점령,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는 일마저 벌어진 뒤 갈등이 격화하고 있으며, 인근 나라마저 개입하는 사태로 확산했다.
유엔에 따르면 예멘 내전으로 최소 6천660명이 사망하고 1만여 명이 부상했다. 또 다른 수천 명이 영양부족과 질병, 열악한 보건 환경 등으로 숨졌다.
교전과 함께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부분 봉쇄로 2천200만 명이 식량 등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며, 콜레라 발생으로 110만 명이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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