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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그루밍 성폭력' 피해 증언 잇따라…경찰, 경위파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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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그루밍 성폭력' 피해 증언 잇따라…경찰, 경위파악 착수

피해 여신도들 "길들여졌다"…목사직 사임·공개사과 요구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홍현기 기자 = "그 목사는 '너를 가장 좋아한다. 부모 다음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신뢰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계속 혼란스러웠습니다"
8일 피해자 측 한 목사에 따르면 인천 모 교회 청년부를 담당한 김모(35) 목사로부터 10대 때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신도들은 하나같이 그의 첫인상을 '다정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피해자 중에는 그런 다정함에 이끌려 결혼을 약속하고 김 목사를 만난 신도도 있었다. "최고의 사모로 만들어주겠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만난 신도가 한 둘이 아니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다.
17살 때부터 해당 교회를 다닌 피해자 A씨는 "19살 때 사귄다고 생각하고 만난 김 목사가 처음 스킨십을 시도했을 때 '싫다'고 거부했다"며 "이후 미성년일 때 피해를 당했고, 처음부터 결혼하고 싶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연히 본 김 목사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본 뒤 바람을 피운다고 확신하고 '헤어지자'고 했고, 또 다른 신도와도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돼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친언니와도 김 목사가 교제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신도도 있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김 목사와 관련한 이같은 의혹을 접한 경찰은 오는 9일 피해자 측과 접촉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으며 변호인을 선임해 향후 경찰 조사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신도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달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 직접 나와 "피해자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김 목사를 처벌해달라는 청원 글을 올렸다.
피해자 측은 김 목사뿐 아니라 담임목사인 그의 아버지의 목사직 사임과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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