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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서 15년 만에 코리아텐더 '4강 신화' 재현한 이상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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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서 15년 만에 코리아텐더 '4강 신화' 재현한 이상윤 감독
코리아텐더·금호생명·상명대 등 약팀들 모두 4강까지 올려놔
상명대, 창단 후 첫 대학리그 4강…12일 최강 고려대와 격돌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02-2003시즌 여수 코리아텐더의 '4강 신화'는 지금까지도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약팀의 반란'으로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 코리아텐더는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선수단 전체가 아파트 2채에 나눠 지내고, 모기업 지원이 사실상 끊기면서 선수단 급여를 달마다 걱정해야 했을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시즌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주전 가드 전형수(현 신한은행 코치)를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하며 받은 돈 2억 5천만원으로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는 '영화 속 이야기'와도 같은 다급한 처지였다.
황진원, 정락영, 진경석, 김용식, 최민규, 변청운, 김기만, 김정인 등 당시 농구 팬들에게도 생소한 이름들이 모인 코리아텐더는 감독을 선임할 여력도 없어 이전 시즌까지 코치였던 이상윤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러야 했다.
스타 플레이어 한 명 없이 '초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 팀을 두고 '성적은 둘째 치고 시즌이나 끝까지 치를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돌았으나 코리아텐더의 '헝그리 투혼'은 시즌 내내 코트를 강타했다.
시즌 막판까지 25승 17패로 3위를 달리는 등 선전한 코리아텐더는 결국 28승 26패, 4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공교롭게도 '부자 구단'의 대표 격인 서울 삼성을 만나 2전 전승을 거두고 4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때가 2003년 3월이었고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7일에는 당시 코리아텐더의 감독대행이던 이상윤 감독이 '만년 약팀' 상명대를 2018 대학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기적을 또 만들어 냈다.
상명대는 7일 서울 중구 동국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8 대학농구 U-리그 6강 플레이오프 동국대와 경기에서 68-66으로 승리했다.
가용 인원이 7명뿐인 상명대는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한 변준형이 이끄는 동국대에 비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다.
동국대 응원석에서는 '상명대는 교체해줄 선수가 없어서 5반칙 퇴장이라도 나오면 4명이 뛸 판'이라며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상명대는 이날 주포 김성민이 5반칙으로 나가고 김한솔, 전성환, 이호준 등이 모두 4반칙에 몰렸으나 경기 종료와 함께 터진 김한솔의 골밑 득점으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대학리그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올해 4강은 상명대 외에 연세대와 고려대 등 전통의 강호들이 한 자리씩 차지했고, 남은 한장의 4강 티켓은 성균관대-중앙대 승자에게 돌아간다.
2010년 1월 대학 1부 리그로 승격한 상명대는 2011년만 해도 대학리그 2승 20패, 2012년 3승 19패로 하위권이었으나 이상윤 감독 부임 이후 그해 농구대잔치 4강, 2013년 대학리그 6강 등의 성적을 내며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김주성(현대모비스), 이현석(SK) 등이 프로에 지명됐고 정성우(LG)는 2016년 프로농구 신인상을 받는 등 고등학교 선수들 사이에서 상명대는 하위권 성적에 학교 위치도 수도권이 아닌 '기피 학교'에서 열심히 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호 학교'로 탈바꿈했다.
이날 결승 득점의 주인공 김한솔은 연세대 농구부에 입학하고도 기회를 찾아 상명대로 편입한 경우다.



이상윤 감독은 2003년 코리아텐더 외에도 2007년부터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 사령탑을 맡아 앞서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팀을 3년간 3-3-4위로 이끌며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상명대는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연세대, 성균관대, 동국대 등보다 좋은 성적인 은메달을 따내는 등 당당한 중상위권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상윤 감독은 "4쿼터에 정진욱 빼고 4명이 4반칙이라 가용 인원이 없어서 조마조마했다"며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4강까지 진출해 대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하위권 팀들을 중상위권으로 올려놓는 비결에 대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며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도록 사기나 의욕을 북돋워 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선수가 부족해 올해 자체적으로 5대5 연습을 하지도 못했는데 고승진 코치가 고생이 많았다"고 칭찬한 이 감독은 8강 단국대, 6강 동국대를 연파하고 12일 4강에서 고려대를 상대한다.
고려대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16전 전승으로 우승한 대학 최강이다. 그러나 상명대는 지난달 고려대와 경기에서 80-82로 분패했다.
이 감독은 "상대가 고려대라고 해도 경기에 지러 나갈 수는 없다"며 "높이 차이가 크고, 선수층도 고려대가 훨씬 두껍지만 선수들이 남은 기간 푹 쉬고 준비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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