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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더 게스트' 김재욱 "사제복 어울렸다는 말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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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더 게스트' 김재욱 "사제복 어울렸다는 말 감사하죠"
"드라마 속 제 연기 50점…항상 새로운 연기 도전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손 더 게스트' 장르 특성상 긴장감이나 피로감이 있었죠. 그러나 끝나고 에너지를 소진했다기보다 오히려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은 느낌이에요."
최근 종영한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에서 구마 사제 최윤을 연기한 배우 김재욱(35)을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났다.
극 중 최윤은 윤화평(김동욱 분), 강길영(정은채)과 함께 악령 박일도의 실체를 쫓았다. 김재욱은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구마 의식부터 완벽한 사제복 핏(fit)까지 최윤을 제 것처럼 연기해냈다. 이런 구마 사제 역할은 김재욱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구마 의식 장면은 종일 찍는 경우도 있었죠.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기도 했고요. 영화 '검은 사제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부분은 있지만, 차별화되는 사제의 모습을 그려내야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이야기가, 배우들이, 감독이 서로 다르니까요. 그리고 다른 작품들이 엑소시즘에 초점을 맞추지만 '손 더 게스트'는 박일도가 누군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박일도가 필요했던 것뿐이죠."



드라마의 내용 탓에 악몽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초반에는 악몽을 좀 꿨어요.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처음 구마 의식 신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거든요. 악몽이 계속되니까 신에 대한 부담감이나 긴장감이 느껴지기보다는 제가 '손 더 게스트'의 세계 속에 들어가 버린 느낌이 들었죠."
악몽에까지 시달렸지만,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50점"이라며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작품 자체의 이야기나 전개의 속도감에 집중해야 하는 순간들이 필요했어요. 그 과정에서 인물들을 더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했죠. 그런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에피소드별로 나오는 부마자(귀신이 들린 사람)들과 그 에피소드의 메시지를 보여줘야 했거든요. 처음에 있었던 입체적인 캐릭터에 대한 갈증은 중반 이후부터는 많이 풀렸죠. 그리고 함축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 보여주는 것이 잘 안 됐던 것 같아서 그것도 아쉬워요."
사제복 핏이 '섹시했다', '어울렸다'는 대다수 시청자의 평가에 대해서는 "그런 말 많이 들었다. 감사하다"고 웃었다.



드라마의 결말에 대해서는 "더없이 좋은 결말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일도는 인간 사회에서 사람들이 마음속에 가진 순수한 악이었던 것 같아요. 그걸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 악을 막는 것을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재욱은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1년 만에 재회한 김동욱과의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10년 전의 저로 돌아간 것 같았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가 겪은 일로 인해 많이 변했지만,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친구' 배우죠. 배우들끼리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드물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그런 호흡이 캐릭터에도 들어가서 시청자들이 좋게 생각해준 것 같아요."
그는 화제가 된 둘의 '브로맨스'에 대해서는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그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해서 좀 당황스러웠다"면서도 "방송을 보면 브로맨스라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기도 했다"고 웃었다.
김재욱은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을 알린 후 드라마 '나쁜남자'(2010), '후아유'(2013),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덕혜옹주'(2016), '나비잠'(2018)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OCN 드라마 '보이스'의 악역 모태구로 깊은 인상을 남긴 데 이어 '손 더 게스트'에서도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그는 "모태구가 강렬했다고 해서 부담을 느꼈다거나 그를 넘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며 "이 작품에서 최윤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한 생각만 했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는 "좋은 작품이 좋다"고 웃었다.
"제가 그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저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만났을 때 그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했던 것을 반복해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스스로 변화를 주면서 최대한 많은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래야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재밌을 것 같고요."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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