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에서 승객과 운전기사 간 몸싸움으로 시내버스가 다리 밑으로 추락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충칭(重慶) 버스사고의 후폭풍이 거세다.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충칭 버스사고 이후 승객들로부터 운전기사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칭 버스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보면 하차할 정류장을 놓친 한 여성이 휴대전화로 운전기사를 폭행하자 운전기사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이 여성과 몸싸움을 하면서 버스가 대교 가드레일을 뚫고 60m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이 사고로 15명이 숨졌다.
사고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의 성도 난징(南京)은 2019년까지 약 8천대의 버스에 운전석과 승객들을 갈라놓는 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후베이(湖北)성의 성도 우한(武漢)은 2025년까지 운전기사 보호문이 설치된 신형버스를 도입해 낙후된 버스 6천100대를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운전기사 폭행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한 지방법원은 버스기사를 폭행해 버스가 가로수와 주변 차량을 들이받고 승객들에게 상처를 입힌 3명에게 공공안전에 위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운전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요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베이징시는 선구적으로 안전운행을 위해 모든 버스에 보안요원을 두고 있다고 상하이 옵서버지가 보도했다.
베이징의 로펌에 근무하는 류창쑹은 운전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공안전을 위협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방화나 독약살포와 같은 중범죄라고 말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방화나 독약살포는 3년에서 10년의 징역형, 경우에 따라서는 사형에 처해지기도 한다.
류씨는 사건을 신고하지 않거나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는 경우 사람들은 대개 처벌을 피할 수 있다면서 폭력상황에 처한 버스 운전기사들이 즉시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승객과 운전기사간 다툼이 대형사고로 번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승객이 버스 운전기사와 다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 최소 24건에 이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선양에서 SUV 차량이 인도로 뛰어들어 1명이 숨지고 6명이 상처를 입었다. 이날 사고는 조수석에 앉아있던 여성(47)이 말싸움 끝에 차량을 운전하던 남자친구(40)의 목을 스카프로 조이면서 발생했다.
선양시 공안은 이들을 공공안전에 위해를 끼친 혐의로 구류조치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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