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 수험생, 꽉찬 자습실서 '열공 모드'…이색스터디 눈길
공부 모습 그대로 방송하기, 자습 스터디 등 자기관리 아이디어 속출
선후배에 연예인까지 응원 동영상…전문가 "수능 시간표처럼 일정 관리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강애란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의 마지막 '스퍼트'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학생이 자습에 열중했지만, 인터넷 방송으로 함께 공부하거나 이색 '스터디 모임'을 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선후배들의 응원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수험생들의 힘을 북돋워 주고 있다.
◇ 가득 찬 학원가 자습실…공부 방송·기상 인증까지
4일 수험생들이 모여있는 학원가에는 '열공(열심히 공부)'중인 수험생들로 가득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종합학원 교실 안에는 잡담을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는 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학생은 점심시간 몰려오는 잠을 깨기 위해 서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책상 옆에 허리 높이만큼 참고서를 쌓아놓고 공부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종합학원 자습실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했다. 편한 운동복 차림의 수험생들은 책상에 얼굴을 묻은 채 공부에 몰두했다.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색적인 방식으로 자기관리를 하는 수험생들도 눈길을 끈다.
한 고3 학생은 유튜브 실시간 방송 '같이 공부할래요'를 진행하고 있다.
평일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푸는 모습이 아무런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된다.
책상 위 화면에 고정된 카메라를 통해 문제집에 밑줄을 긋는 손동작만 화면에 나오지만, 영상 조회 수가 1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상 속 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공부하거나 채팅창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고3 학생들끼리 서로의 공부습관을 체크해주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스터디 모임이 결성되기도 한다.
수험생 이모(18) 양은 함께 학원에 다니는 친구 3명과 '자습 스터디'를 만들었다. 같은 장소에 모여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하는 방식으로, 말 그대로 '혼자 공부하기 위한 모임'이다.
각자 공부할 내용과 분량이 다르지만, 계획한 시간에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서로 감시자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이처럼 '모여서 각자 공부하기'식의 스터디 모임이 주말에는 8시간 이상 진행되곤 한다.
이양은 "혼자 있으면 아무래도 놀게 되는데 함께 있으면 집중력이 높아진다"며 공부 잘하는 친구를 옆에서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등교 시간이 따로 없는 재수생들 사이에서는 '기상 인증샷'이 공부 스케줄을 관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수능 공부 관련 유명 인터넷 카페에는 아예 '기상+공부인증'이라는 게시판이 생기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이 게시판에 자신이 일어난 시간이 찍혀있는 휴대전화 화면을 캡쳐해 '기상 인증'을 하거나 공부시간을 기록한 타이머나 공부한 문제집의 사진 등을 함께 찍어 올리며 '공부인증'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관리를 하고 있다.
◇ "힘내세요 수험생"…유튜브엔 응원 영상 잇따라 올라와
인터넷에서는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선후배들이 만든 응원가, 영상 등도 화제다.
경기도 의왕시 경기외고 1·2학년 학생들은 수능을 앞둔 3학년 선배들을 위해 학급별로 응원 영상을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축구경기 화면을 띄워놓고 "마지막 골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골입니다. 만점이에요"라고 중계를 하는 모습부터 몸에 두루마리 휴지를 두른 한 학생이 "날 풀어봐"라고 외치자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달려들어 휴지를 풀어내며 '만점'이라고 외치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응원 메시지가 담겼다.
전라남도 무안군 무안고 학생회는 가수 승리의 노래 '셋 셀 테니'를 개사해 응원 영상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3분 50초 분량의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에서 학생들은 '내가 셋 셀 테니 너는 힘을 내', '합격명단 속에 네가 있어', '수시합격, 정시합격 될 거야' 등의 가사를 부르며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영상에 출연한 선생님들도 "그동안 수고 많았다", "시험날 공부한 것 잘 생각해서 잘 풀자", "3학년 화이팅" 등 격려의 말을 건넸다.
전남 나주시 나주고 학생회가 후배들과 선생님, 졸업생, 학부모 등의 응원 메시지를 엮어 만든 영상도 조회 수 2천회를 넘기며 인기를 얻었다.
한 BJ(인터넷 방송인)는 서울대에서 서울대생들의 응원 영상을 촬영해 올리며 수능 대비 팁을 공개했다. 서울대생들은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보다 그동안 틀렸던 문제를 다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려대 교육방송국 KUBS는 '수험생들에게 고려대 선배들이 전하는 말 잘하고 있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 출연한 고려대 학생들은 '헛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따뜻한 말과 함께 문제지를 넘기는 방법 등 세심한 조언도 건넸다.
연예인들도 수험생 응원에 가담했다. 걸그룹 '여자친구'는 수능 응원 영상을 통해 "긴장하지 말아라. 노력한 것 아깝지 않게 응원한다"고 힘을 북돋웠다.
◇ "실전처럼 연습하라…밤새우며 공부하지 말 것"
학원 전문가들은 실제 수능 시간표에 맞춰 학습하고 휴식하기를 권장했다.
입시전문가인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우리의 생체 리듬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생활 주기를 수능시험 당일에 맞게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소장은 "공부 순서를 국어 - 수학 - 영어 - 탐구 영역 순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며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는 되도록 전 영역의 최종 정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수능일과 동일한 스케줄로 생활하며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불안한 마음에 무리하게 밤을 새우며 공부하면 다음 날 생활 리듬이 깨지고 본래 리듬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실전처럼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연습을 되도록 많이 해야 한다"며 "답안지 마킹까지 시간 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실전처럼 연습해 두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