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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결기' SK 김강민, PO 0.429 맹타로 시리즈 MVP
5차전서 9-10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동점 솔로포 폭발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절대 포기하지 않는 베테랑 김강민(36·SK 와이번스)의 '결기'가 SK를 한국시리즈로 안내했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KBO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김강민, 한동민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11-10 역전승을 거뒀다.
김강민이 좌월 솔로포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자 한동민이 벼락같은 끝내기 홈런으로 대혈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SK는 숱한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베테랑 김강민이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SK는 9-4로 앞선 채 9회초를 맞았다. 5점의 넉넉한 리드가 있었지만 2사에서 연속 안타와 실책으로 순식간에 스코어는 2점 차로 좁혀졌다.
이어 박병호에게 믿기지 않는 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스코어는 단숨에 9-9 동점이 됐다.
연장 10회초에는 넥센 김민성에게 1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9-10으로 리드를 내줬다. 팀 분위기는 초상집이 됐다.
SK의 김강민은 패색이 짙어진 분위기 속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공수교대 후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은 넥센 신재영의 3구째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다음 타자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SK는 지옥에서 천당으로 건너왔다.
한국시리즈 티켓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거둔 SK의 손에 들어왔다.


돌이켜보면 김강민은 이날 5차전 내내 베테랑의 진가를 발휘했다.
6회초 3점을 내주고 0-3으로 끌려가던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안타로 사그라들던 불씨를 살려냈다.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리는 안타였다.
SK는 이후 한동민의 내야 땅볼 때 2루수 김혜성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1사에서 제이미 로맥의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이 터져 나왔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대타 최항이 넥센의 '철벽 불펜' 안우진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터트렸다.
SK는 마치 김강민의 안타에 정신이 번쩍 든 것처럼 0-3의 스코어를 단숨에 6-3으로 바꿔놓았다.
0-3으로 뒤지며 SK의 젊은 선수들이 한껏 위축된 상황에서 김강민의 선두타자 안타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강민의 초연한 그 모습 자체가 선수단의 자신감을 북돋웠고, 큰 힘이 됐다.
김강민은 8회말에는 1타점 우중월 2루타를 터트렸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김강민은 연장 10회말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이날 활약의 정점을 찍었다.
김강민은 5차전에서 6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올리고 이번 시리즈를 타율 0.429(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으로 마쳤다.
사실 '가을야구'에서 김강민에게 주어진 역할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리드오프로 뜨거운 활약을 펼친 노수광의 부상 공백을 메워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강민의 활약은 그 이상이었다. 시리즈 전체를 들었다 놨다.
김강민은 기자단 투표 65표 중 40표를 획득,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앞서 2차전에서는 결승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1차전에서 끝내기 투런 홈런을 쳐낸 박정권까지 'SK 왕조'를 지탱했던 박정권과 김강민의 활약 덕분에 SK는 첫 두 경기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3, 4차전에서 SK는 넥센에 모두 패했지만, 김강민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3차전에서는 2-3으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 안타 이후 과감한 2루 도루에 성공, 동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투지를 보이기도 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김강민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 경험할 기회가 적다는 것"이라고.
지금까지 야구 선수로 걸어온 날보다 앞으로 걸어갈 날이 적다는 것을 알기에 김강민은 올해 '가을야구'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5차전에서도 승부의 추가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김강민은 포기하지 않고 그 흐름을 다시 돌려놨다.
이것이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베테랑의 결기가 한국시리즈 티켓의 향배를 바꿔놨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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