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SK, 6년 만에 KS 진출(종합)
정규리그 1위 두산과 10년 만에 한국시리즈서 격돌
타율 429·홈런 3방·6타점 김강민 플레이오프 MVP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신창용 이대호 기자 = SK 와이번스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6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끝난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9-10으로 패색이 짙던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 김강민의 드라마틱한 좌월 솔로 아치로 10-10 동점을 이뤘다.
곧바로 한동민이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11-1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넥센을 힘겹게 따돌린 SK는 4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정규리그 1위 두산 베어스와 대망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을 벌인다.
SK가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건 2008년 이래 10년 만이다.
SK는 2007∼2008년 2년 내리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해 모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SK는 2007년·2008년·2010년에 이어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넥센은 KIA 타이거즈(와일드카드 결정전), 한화 이글스(준플레이오프)를 잇달아 무너뜨리고 PO에 진출해 SK와 최종전까지 투혼의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팀은 4년 연속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역전에 재역전, 극적인 동점 홈런과 재역전 끝내기 홈런이 거듭된 명승부에서 SK가 마지막에 웃었다.
지난달 27일 1차전에 이어 엿새 만에 다시 만난 김광현(SK)과 제이크 브리검(넥센)이 펼친 눈부신 투수전으로 5차전의 팽팽함은 최고조에 달했다.
1차전에서 각각 6이닝 5실점(김광현), 4이닝 5실점(브리검)으로 기대를 밑돌았던 두 투수는 이날 약속이나 한 듯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김광현은 4회 1사 3루에서 제리 샌즈와 임병욱을 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벗어났다.
김광현은 5회에도 김혜성에게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맞았고 2사 3루에 몰렸지만, 김하성을 느린 커브로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낚고 포효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넥센 타선을 0점으로 틀어막았다.
브리검도 김광현에게 뒤지지 않았다.
4회까지 몸에 맞는 공과 볼넷 1개씩만 내주고 SK 타선을 무안타로 봉쇄했다.
브리검은 5회 1사 후 김성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노히트 행진을 마감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김광현과 보조를 맞췄다.
0의 균형은 넥센의 6회초 공격에서 깨졌다.
선두 타자 송성문이 볼넷을 고르자 김광현에게서 이날 안타 2개를 뽑아낸 3번 타자 서건창이 초구에 3루수 앞으로 기습 번트를 보내 SK의 허를 찔렀다.
하지만, 무사 1, 2루는 박병호의 삼진, 샌즈의 3루수 땅볼로 2사 1, 3루로 돌변했다.
김광현은 임병욱과의 대결에서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의 절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또 고비를 넘어서는 듯했다.
그러나 임병욱은 김광현의 3구째 슬라이더가 복판에 몰리자 그대로 퍼 올렸다. 중견수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날린 임병욱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101번째 공을 결정적인 실투로 남긴 김광현은 김태훈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강판했다.
임병욱은 후속 김규민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자 3루로 쏜살같이 달린 뒤 공이 백스톱 쪽으로 흐르자 홈까지 질주해 3-0으로 달아나는 극적인 득점을 올렸다.
넥센의 기쁨도 잠시, SK가 공수교대 후 넥센의 실책을 틈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6회말 무사 1루에서 한동민의 평범한 타구를 잡은 넥센 2루수 김혜성이 병살을 위해 2루에 들어간 유격수 김하성에게 악송구했다.
최정의 삼진으로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로맥은 브리검의 슬라이더를 힘으로 퍼 올려 하늘 높이 타구를 보냈다.
왼쪽 파울 폴을 향해 날아간 타구는 폴 안쪽으로 비행하다가 왼쪽 펜스 뒤 넥센 불펜으로 떨어졌다.
로맥의 극적인 동점 3점포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흥분으로 들끓었다. SK는 2사 후 김동엽의 중전 안타로 추가 득점의 기회를 이어갔다.
브리검의 뒤를 이어 한현희가 넥센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지만, 제구 난조로 위기를 자초했다.
대주자 김재현이 2루를 훔치자 한현희는 김성현에게 볼넷을 내줬다. 후속 강승호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에서 배턴을 안우진에게 넘겼다.
허도환의 대타로 등장한 최항은 안우진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우중간을 꿰뚫는 3타점 2루타를 날렸다.
SK는 7∼8회 3점을 보태고 9-4로 달아나 승리를 앞뒀다.
하지만 넥센의 9회초 공격에서 거대한 반전이 일어났다.
2사 1루에서 김하성이 우선상 2루타로 추격에 불을 댕겼다.
2사 2, 3루에서 송성문이 2타점 우선상 2루타를 쳤고, 서건창이 SK 2루수 강승호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사이 송성문이 홈을 밟아 7-9를 만들었다.
서건창의 2루 도루로 2사 2루에 들어선 거포 박병호는 SK 마무리 신재웅을 상대로 침묵을 깨고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만화 같은 투런포로 9-9 동점을 이뤘다.
넥센은 여세를 몰아 연장 10회 임병욱, 김민성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뽑아 10-9로 앞서며 한국시리즈 진출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이후에 마운드에 올릴 투수가 없는 게 문제였다.
9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신재영은 연장 10회말 선두 김강민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곧이어 한동민에게 중월 역전 결승 솔로포를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포스트시즌 역대 세 번째 연장전 끝내기 홈런을 친 한동민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21타수 9안타를 치고 홈런 3방에 6타점을 수확한 김강민은 시리즈 MVP로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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