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쇼핑철 '소량 미끼상품' 극성…허탕친 소비자 열받았다
"특가" 단 몇개 내놓거나 수량 '깜깜이'…"사기극 처벌하라" 청원까지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11월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최대쇼핑 성수기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반값이나 최저가 '미끼 상품'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통업계의 상술에 소비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경기 침체 속에 모처럼 조성된 쇼핑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커머스 기업인 티몬은 지난 1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3시간 동안 3개 상품을 특가에 판매하는 '타임어택' 행사를 진행했다.
LG전자 울트라PC(14U380-EU1TK)가 정가보다 78% 할인된 9만9천원의 파격적인 가격에 나와 3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려나갔다.
하지만 티몬이 준비한 물량은 단 10대에 불과해 구설에 올랐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 티몬의 할인행사 기사는 그날 가장 많이 본 뉴스에 올랐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으나 소비자들은 "10개라고 진작 알려줬으면 접속 시도도 안 했다. 이게 할인행사냐, 경품행사지"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올렸다.
일부 소비자는 "할인행사면 누구나 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티몬 관계자만 산 것이 아니냐"는 의심 섞인 반응도 나왔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1일부터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대표적인 매진 사례로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과 소니 PS4 본체 Pro 1TB 제트를 거론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는 홈페이지에 이들 제품의 준비 수량을 공개하지 않은 채 특가 정보만 부각하며 홍보해 빈축을 샀다.
소비자들은 몇 개가 판매되는지도 모른 채 인기 제품을 사려고 이들 판매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한 소비자는 "에어팟을 사려고 했다가 품절이라 실패했다"며 "몇 개를 특가에 파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이트에 접속해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앞서 지난달에는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애플 에어팟을 반값에 판다는 특가 행사를 진행했다가 서버 접속 장애로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위메프는 지난달 22일 에어팟 총 800개를 9만9천원에 판매하는 반값 특가 기획전을 진행했으나 에어팟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구매 페이지가 접속되지 않는 현상이 벌어졌다.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은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위메프 대국민 사기극 처벌해주세요', '소비자를 우롱하는 위메프 불매운동합시다' 등 위메프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큰 적자를 내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작은 비용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미끼 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상품으로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커진다면 모처럼 달아오르는 쇼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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