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백일의 낭군님'은 제 연기 인생의 전환점"
"실제 성격과 극중 무연은 정반대…'은주의 방'서는 훈훈한 남자친구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제가 맡은 '백일의 낭군님'의 무연은 가장 외로운 사람이었죠."
최근 종영한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의 무연은 차가운 살수로 수많은 비밀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김차언의 지령을 받아 왕세자 이율의 목숨을 노린다.
2일 서울 광화문에서 무연을 연기한 배우 김재영(30)을 만났다. 그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고 말도 별로 하지 않는 무연과는 반대로 밝고 잘 웃었다.
"무연이 언제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로봇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특히 초반에는 무연과 다른 등장인물 간의 관계도 드러나지 않았었으니까요. 저는 무연이와 정반대예요. 장난도 많이 치고 잘 웃는 성격이죠. 그래서 처음에는 무연이 조금 답답하기도 했어요. 혼자 다닐 때가 많아서 외롭기도 했고요. 하지만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역할이고 제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죠."
무연이 가진 비밀이 극 흐름에서 핵심으로 작용하고 베일에 싸인 그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수록 등장인물들의 얽힌 인연도 밝혀졌다. 특히 그가 부모를 죽인 원수의 딸인 세자빈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이 극의 후반부에 드러났다.
"무연과 세자빈 소혜가 어떻게 서로 사랑하게 됐는지 나오지 않아 시청자들이 좀 의아해하셨던 것 같아요. 둘이 서로 느낀 건 동질감 아닐까요? 둘 다 외로운 처지고 기댈 사람도 없으니까요. 세자빈의 아이가 무연의 아이라는 것은 촬영 중에 알았죠."
김재영은 "무연이 결국 죽게 돼 아쉬웠다"면서도 "원수의 딸을 사랑한 대가라고 보면 죽는 것이 더 설득력 있었던 것도 같다"고 덧붙였다.
'백일의 낭군님'이 김재영의 첫 사극 도전인 만큼 고민도 많았다.
"퓨전 사극이다 보니 말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엔 잘 모르겠더라고요. 궁과 송주현의 말투가 너무 달랐거든요. 무연이 원래 양반의 자제고 그 이후 김차언 아래에서 일했기 때문에 궁에서 쓰는 말투와 톤으로 했죠. 그러나 홍심이와 함께 있을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헷갈렸어요."
그는 주로 호흡을 맞췄던 김차언 역의 조성하와 여동생 홍심 역의 남지현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조성하 선배님은 역할과는 정반대세요. 연기할 때도 상대 배우를 편하게 해주고 조언도 많이 주셨죠. 지현이(남지현)도 아역 때부터 배우 활동을 한 베테랑이라 감정이 없는 무연이를 '울컥'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정말 대단한 친구인 것 같아요."
김재영은 모델로 데뷔해 활동하다 2013년 영화 '노브레싱'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아이언맨'(2014), '너를 기억해'(2015), '마스터-국수의 신'(2016) 등에 출연했다. 오는 6일 처음 방송되는 올리브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는 남자주인공 서민석을 맡아 무연과는 정반대로 옆에 두고 싶은 훈훈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높은 위치에 오르는 것보다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