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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48살 사과나무·118살 배나무에 '주렁주렁'
국내 첫 후지 사과·100년 넘은 신고배 나무 노익장 과시
올 여름 폭염·가뭄 이겨내고 탐스러운 열매 가득 생산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과일의 고장'인 충북 영동에는 국내 최고령 타이틀이 붙은 사과와 배나무가 있다.


사람으로 치면 산전수전 다 겪은 황혼의 나이지만, 아직도 탐스러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아 노익장을 과시한다.
영동군 심천면의 단전농장에 있는 '후지'(부사·富士) 사과나무 3그루는 올해 48살이 됐다. 보통 사과나무 수명이 20년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장수하는 셈이다.
이 지역 향토사를 기록한 군지(郡誌)에는 이들 나무와 관련해 "1970년 농장주 강천복(1999년 타개) 씨가 일본에서 접수(接穗) 10개를 들여다가 '국광' 사과나무에 접목해 키운 게 후지의 효시가 됐다"고 설명돼 있다.
이곳에서 처음 뿌리 내린 후지가 전국으로 퍼져나간 것을 기록해 놓은 것이다.
달고 아삭거리는 이 농장 신품종 사과 맛은 곧바로 이름을 알렸고, 소문을 들은 청와대에서도 직접 사람을 보내 구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이 농장에는 수백 그루의 후지 사과가 있었지만, 이후 품종 개량을 거치면서 지금의 3그루만 남았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나무들은 키 4.5m, 밑동지름 30㎝ 안팎의 거목이 됐다.
옆에는 '원조 사과나무'를 알리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다.
농장주 강현모(56)씨는 "10여년 전 군청에서 안내판을 세운 뒤 각별히 보호하고 있다"며 "나이는 들었지만, 정성껏 돌봐 수세는 젊은 나무 못지않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영동 과일나라 테마공원에서 자라는 배나무 20여 그루는 100살 넘은 고령이다.
'신고' 품종인 이들 나무는 1910년께 일본인이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2008년 영동군에서 공원 용지를 매입할 때 사들여 지금까지 특별보호를 받고 있다.


이들 나무 역시 밑동에는 이끼가 수북이 올라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지만, 아직도 봄이 되면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굵고 단 열매를 매단다.
폭염과 가뭄이 기승한 올해도 어김없이 황금빛 배 80여개씩을 매달았다.
군 관계자는 "묵은 몸통에서 해마다 새로 올라오는 순을 받아 키우고 있어 당분간은 끄떡없이 배 생산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영동군은 올해 이곳에서 200상자의 배를 수확한 뒤 중앙부처나 국회 방문 때 홍보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bgi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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