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인니 여객기 블랙박스 발견…사고 의문 풀릴까(종합)
1일 오전 사고해역서 블랙박스 회수…"동체도 함께 발견돼"
교통안전당국 "수색 70% 완료…6개월내 조사 보고서 낼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승객과 승무원 189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한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의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가 사고 사흘만에 회수됐다.
블랙박스가 조기에 발견되면서 현지에선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추락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일 일간 콤파스 등 인도네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색당국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께 서(西) 자바 주 카라왕 리젠시(군·郡) 인근 해역에서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발견해 회수했다.
현지 방송들은 해군 잠수요원들이 블랙박스로 보이는 부품을 건져내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고무보트로 옮기는 모습을 방영했다.
블랙박스는 사고기가 연락이 두절된 장소 바로 인근 해저 30여m 지점에서 파손된 동체와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6시 20분(현지시간)께 자카르타에서 출발해 방카 블리퉁 제도로 향하던 현지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JT-610편 여객기는 이륙 13분 만에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작년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최신 기종이고, 올해 8월 중순 라이온에어에 인도돼 새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현지에선 기체결함이나 정비 불량이 참사를 초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해당 항공기는 추락 전날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운항할 당시 고도와 속도 측정 센서가 오작동하는 문제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락 사고가 발생하기 하루 전 이 여객기를 탔던 은행원 프라디타 친티아와티 요가는 "1시간 반가량이었던 비행 내내 날카로운 소음이 울렸고 기체가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흔들렸다. 승무원들의 얼굴도 창백히 굳어있었다.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라이온에어는 밤새 정비를 통해 문제를 해소했다고 밝혔지만, 추락 직전에도 사고기의 고도와 비행속도가 비정상적인 변동을 보인 것으로 기록된 점을 볼 때 수리가 완료되지 않은 채 운항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의 수르잔토 차효노 위원장은 "수색이 70%가량 완료됐다"면서 앞으로 한 달가량이면 예비조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종 조사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는 약 6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현지에선 갑작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탑승객들의 사연이 잇따라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추락 당일 사고해역에서는 다정히 길을 걷는 남녀의 뒷모습이 프린트된 스마트폰 케이스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이 케이스가 현지인 승객 와주 누그로호한토로가 갖고 있던 물건이라고 전했다.
와주의 아내 이네 유니타 사비트리는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 사비트리는 사고 이후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모두 차단한 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방송사들은 실종된 다른 승객이 사고기 탑승 직전 촬영해 아내에게 보낸 동영상을 입수해 방영하기도 했다.
수색 당국은 추락 현장에서 나흘째 수색을 벌여 다수의 시신과 훼손된 신체 부위를 회수했다. 당국은 탑승자 189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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