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김종철 자질 부족"…부산 첫 공기업 인사검증
엘시티 비리 연루 책임, 나머지 4명은 적합 의견…공은 오거돈 시장에게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별위원회는 30일 시 산하 6개 공공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마무리하고 종합보고서를 채택해 인사권자인 오거돈 시장에게 넘겼다.
특위는 이날 오전 제1, 2 소위원회별로 회의를 연 뒤 이산하 특위 위원장 주재의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검증회 종합보고서를 채택했다.
제1, 2 소위원회는 공개로, 전체회의는 비공개로 열렸다.
정경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 추연길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내정자를 대상으로 인사검증을 벌인 제1 소위는 정경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내정자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해서만 인사내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산하 제1 소위 위원장은 "엘시티 선물을 받은 정경진 후보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업무 전문성 역시 흠결 있는 도덕성을 뛰어넘을 만큼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시장, 배광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김종철 스포원 이사장 내정자를 대상으로 한 제2 소위는 역시 엘시티 측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김종철 내정자에 대해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김문기 제2 소위 위원장은 "김종철 내정자는 최고 관리자로서 도덕성 등 조직의 발전과 쇄신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체회의는 제1, 2 소위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종합보고서를 채택해 부산시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부산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공공기관장 인사검증의 공은 다시 오 시장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오 시장 입장에서도 고심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2명의 후보자를 계속 안고 가자니 그동안 '엘시티 비리'를 강도 높게 비판한 자신의 말을 뒤집는 것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적폐청산을 요구해온 시민단체와 민주당 지지세력의 반발도 예상된다.
그렇다고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원팀'을 이뤄 호흡을 맞춘 정경진 후보자까지 내치는 것도 부담이다.
오 시장은 30일 오후 취임 이후 첫 해외 순방으로 싱가포르와 베트남 방문길에 올라 귀국하는 내달 3일 이후에나 이들의 임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도입한 시의회 인사검증회는 한계와 가능성을 모두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의회는 시민 입장에서 내정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하겠다고 별렀지만, 준비 부족도 함께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짧은 준비과정과 사전 정보 부족을 고려하면 성과가 적지 않았고 검증에 임하는 의원들의 열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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