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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금 10억원 수거·송금 중국 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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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금 10억원 수거·송금 중국 조직 적발
중국 사기조직 의뢰받고 50% 챙겨…금감원 직원 사칭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은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내 중국으로 송금해주고 큰돈을 챙긴 중국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중국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수거·송금 전문조직을 적발, 18명을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의 의뢰를 받아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10억1천여만원을 받아내 송금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돈을 뜯긴 사람만 82명인데,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에게 속아 넘어간 경우가 52명으로 가장 많았다.
수사기관 사칭 사기에 속은 경우가 27명이었고 자녀를 납치했다는 거짓말에 속은 경우가 3명이었다.
이들은 중국 운영조와 대면 편취조, 현금지급기 인출조, 대포통장 모집조, 현장 감시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피해금액이 1천만원이 넘으면 대면 편취조가 직접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찾아가 돈을 뜯어냈고, 1천만원 미만이면 대개 현금인출기 등으로 송금받았다.
현금인출기 하루 인출한도가 600만원이고, 100만원 이상은 30분 지연 인출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면 편취조들은 가짜 금융감독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사기극을 벌였다.
주로 고령인 피해자들에게 계좌가 범죄에 악용됐다는 사실조회서와 수사협조 요청서 등 위조한 서류를 보여주면서 돈을 뜯어냈다.

가발과 안경을 쓰는 것은 기본이고 수시로 옷을 갈아 입고 택시를 여러 번 갈아타는 수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이 조직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해준 돈의 50%를 받아 역할에 따라 나눠 챙겼다.
이들은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급전이 필요한 20∼30대를 모집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수거책으로 활용했다.
인터넷 구직 사이트나 불법 도박사이트 등에 '일당 100만원 이상', '친한 친구로 2인 1조 가능하고 해외 출국 가능한 사람', '절대 검거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수거책을 모집했다.
2인1조로 뽑아 한 명은 한국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을 받아 송금하도록 했고 다른 한 명은 중국에 남게 해 감시하면서 수거책 모집 광고글을 쓰게 했다.
국내 수거책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을 들고 도망가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중국 운영팀은 한국에 있는 수거책들에게 중국 SNS 채팅 앱인 위챗으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현금수거 방법과 일시, 장소 등을 알려주고 구체적으로 범행을 지시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osh998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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