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명가수들 미술작품에 사인했다가…비난여론에 사과
"작품 훼손·작가 무시·문화적 몰지각" 비판 쇄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에서 유명가수들이 미술작품에 자신들의 사인을 했다가 거센 비난 여론이 이어지자 결국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29일 일간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8월 30일 밤 베트남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에서 암 투병 중인 배우들을 돕기 위해 현지 예술인들이 마련한 자선행사에서 벌어졌다.
익명 독지가가 쾌척한 그림이 경매에서 2억 동(약 978만원)에 낙찰되고 나서다.
이 작품 경매를 도왔던 남녀 유명가수가 그림을 산 한 기업인의 요청에 따라 그림에 큼지막하게 사인을 한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은 비공개 장소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다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에 가수들이 그림에 사인하는 사진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훼손된 그림이 베트남의 유명 화가 흐어 타인 빈의 작품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쩐 카인 쯔엉 베트남미술협회장은 "가수들이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미술작품에 사인하는 것은 작품을 훼손하고 작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예술인은 "가수들의 행동은 지적재산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무례하다, 문화적으로 몰지각하다"는 비난 글이 쇄도하자 한 가수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그림을 산 사람의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다"면서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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