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단풍, 잣 향기에 빠진 '축령산'의 가을…피톤치드 트래킹
(가평=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축령산은 경기도 가평과 남양주에 걸쳐져 있는 꽤 큰 산이다.
남양주는 일찍이 축령산에 휴양림을 설치했고, 수도권 주민의 훌륭한 쉼터가 됐다.
가평은 워낙 자랑할 것이 많아서일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가평 쪽 축령산 자락에 '잣향기푸른숲'이란 치유 시설이 들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 구간에 자리 잡고 있는 잣향기푸른숲은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곳이다.
이 구간을 가평 8경 가운데 하나인 '축령백림'(祝靈柏林)이라고 부른다.
◇ 잣나무와 단풍
그렇다. 가평은 잣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국 잣 생산량의 30%가량을 차지한다.
가평군 전체 산림면적 6만9천601㏊ 가운데 약 3분의 1인 2만651㏊에서 매년 1천t가량의 잣이 생산되고 있다.
축령산에서 자라는 잣나무가 많다.
잣나무푸른숲 산행 코스는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렇다고 푸른 잣나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층부에는 지금 울긋불긋 단풍이 한창이다.
푸른 잣나무 위쪽의 경우 활엽수들이 차지하고 있어 다양한 생태환경을 만끽하며 트래킹할 수 있다.
높이가 해발 866m지만 산행이 쉽지만은 않다.
축령산은 832m의 서리산과 마주하고 있어 그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리산과 축령산 정상 사이에는 억새밭 등 살펴볼 만한 곳들이 많다.
◇ 숲 체험
이 축령산 자락에 최근 들어선 잣향기푸른숲은 숲 체험과 산림치유프로그램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산림휴양공간이다.
잣나무 군락에는 피톤치드가 가득하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각종 해충과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내뿜는 물질로 사람에게 참 좋다.
이곳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치유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신선한 잣나무 향기가 그윽하다.
주말에는 치유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단체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크게 2가지다.
'숲체험 및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목공체험'이다.
숲체험 및 산림치유는 청소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잣향기솔솔힐링나들이'와 '찻향기 피톤치드 속 뚜벅이', 성인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영바람 더불어', 성인 개인을 대상으로 한 '지금 여기 쉼' 등이 있다.
또 임신한 부부를 대상으로 한 '금지옥엽 개똥아이' 프로그램도 인기다.
특히 이중엔 감정노동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너 그거 아니' 프로그램도 있어 직업 특성상 분노나 우울, 감정 부조화로 마음 고생을 하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목공체험으로는 단체 목공체험인 '뚝딱 뚝딱 잣향기 목공교실'이 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비슷한 이름의 사설 펜션이 있어 반드시 내비게이션에서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으로 검색해야 제대로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숙박은 산촌생태마을에서
잣향기푸른숲에는 숙박시설이 따로 없다.
행현리 마을에서 운영하는 산촌생태마을에 잠잘 곳이 있다.
잣향기푸른숲을 찾는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할 수 있다.
산촌생태마을은 산림청의 지원으로 세워진 곳으로, 모두 6동의 숙박시설이 있다.
복층이라 한 동에서 성인 6명까지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산촌생태마을에서는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도시락도 요리해 잣향기푸른숲으로 배달해준다.
치유프로그램을 하면서 잣을 재료로 한 맛 난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다.
마을 운영위원장이 직접 요리하는 잣두부 정식은 1인당 1만원이다.
◇ 정보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축령로 289-146(☎ 031-8008-6769)
영업시간: 매일 09:00∼18:00(동절기 17:00까지)
입장료: 어른 1천원, 어린이 300원
목공체험비: 9천원∼3만원(재료비에 따라 다름)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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