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강민 "가을 DNA? 피 검사라도 해볼까요"
"샌즈가 먼저 욕해서 충돌한 것…자중하겠다"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SK 와이번스의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6)은 "피 검사라도 할 수 있으면 나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김강민은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2개가 각각 동점타와 역전 결승타였다.
0-1로 뒤진 3회말 2사 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김강민은 5회말 2사에서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1볼에서 넥센 선발 에릭 해커의 2구째 시속 141㎞짜리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전날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포다.
경기 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김강민이 선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김강민은 SK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했던 2007∼2012년 왕조 시절의 주축 멤버다.
당시 짐승처럼 외야를 누비는 모습에 '짐승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전날 1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투런포를 터트린 박정권과 김강민은 과거 'SK 왕조'를 지탱해온 선수들이다.
후배인 이재원이 "두 형이 잘할 거로 생각했지만, 그 이상으로 잘해준다. 감탄스러울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박정권과 김강민은 진정한 '가을 DNA'를 뽐내고 있다.
김강민은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을 많이 치르는 동안 옆에서 '미친' 선수들만 봤는데, 이번에는 내가 미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진짜 가을 DNA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피 검사라도 할 수 있으면 나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오랜만의 가을야구라서 긴장될 줄 알았는데 여느 시즌보다 긴장이 덜 되더라. 집중력은 더 좋아졌다. 그게 즐길 수 있었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김강민은 홈런 상황을 두고 해커의 직구를 예상했다며 '관록'을 드러냈다.
그는 "직구를 적게 던지던 해커가 내 앞의 김성현 타석 때 초구에 직구를 던지더라. 변화구 위주의 피칭에서 패턴을 바꿨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확신을 하고 원 없이 배트를 휘둘렀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이 이틀 연속 벌인 벤치 클리어링과 SK 유격수 김성현이 넥센 제리 샌즈에게 손가락으로 욕하는 모습이 옥에 티였다.
넥센 1루 주자 샌즈가 3회초 1사 1, 2루에서 박병호의 내야 땅볼 때 SK 2루수 강승호를 향해 거친 슬라이딩을 했고, SK 선수들이 샌즈에게 불만을 표출하면서 충돌했다.
김강민은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선수들의 감정이 고조돼 있다. 작은 일에도 쉽게 흥분한다. 아까 나도 조금 흥분한 상태였다"며 "샌즈가 슬라이딩을 깊게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샌즈가 계속 욕을 했다는 것이다. 나도 욕을 듣는 순간 이성을 잃었다. 욕만 하지 않았으면 충분히 무마됐을 것이다.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는데 우리도 지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강민은 "손가락 욕을 한 성현이가 물론 잘못했지만 흥분한 상황이었다는 걸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그 덩치 큰 선수에게 먼저 욕을 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라며 "1루에서 (박)병호와도 이야기했다. 플레이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욕만 하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앞으로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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