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상 입고도 기어서 300m 간 日 마라토너 논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일본이 골절상을 당하고도 300m를 기어서 다음 주자에게 어깨띠를 넘긴 한 마라토너의 모습에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석간 후지는 24일 "미담인가, 가혹한 행동인가"라는 기사로 이이다 레이(19)가 만든 논란을 소개했다.
이이다는 21일 일본 후쿠오카 무나가다시에서 열린 2018 전일본 여자실업 역전 마라톤 대회 예선에 이와타니 산업 소속으로 출전했다.
42.195㎞를 6구간으로 나눠 달리는 역전 마라톤에서 이이다는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는 제2구단 종료 지점 300m 앞에서 넘어졌고 오른발 골절상을 당했다.
일어서는 것조차 불가능한 큰 부상이었지만, 이이다는 남은 300m를 기어서 갔다. 두 팔로 몸을 움직였고, 무릎으로 땅을 밀었다. 무릎은 피로 물들었다. 아이다가 지나간 자리에 핏자국이 선명했다.
히로세 히사카즈 감독은 대회 관계자에게 두 차례 "이이다에게 '기권하라'라고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이다는 끝내 300m를 기어서 구간 종점에 이르렀고, 다음 주자에게 어깨띠를 넘겼다.
이와타니 산업은 27개 팀 중 21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일본에서는 이이다의 모습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스포츠 선수의 투혼에 열광하던 예전 모습과는 다르다.
일본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고바야시 이타는 "이이다를 놓고 인터넷 등에서 찬·반 양론이 나오는 건, 무척 건전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여름 고시엔 고교야구에서 많은 공을 던지는 투수를 미화하는 데 익숙하다. '이런 혹사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건전한 토론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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