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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특별재판부 구성될까…엄벌 여론 속 '위헌'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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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특별재판부 구성될까…엄벌 여론 속 '위헌' 반론도
외부위원회가 재판부 구성 관여…검찰, 입장표명 자제 "공정재판 기대"
법원 '헌법에 위배' 반대 목소리…피의자 헌법소원 가능성 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영장발부 여부도 변수될 듯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외부인사가 관여해 재판부를 구성하는 초유의 사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홍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 농단과 관계없는 재판관으로 구성된 특별재판부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동의하는 야당과 특별재판부 도입, 법관 탄핵 소추의 입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원내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월 14일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간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특별재판부 특별법안)이 통과되도록 당력을 모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의원이 발의한 특별재판부 특별법안은 법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특별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검찰 수사단계에서 압수수색과 구속 등 영장의 청구를 심사할 특별영장전담법관과 1심 재판을 맡을 특별재판부를 대법원장에게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의혹에 연루된 법관들이 전방위로 퍼져있고, 영장심사와 1심 재판을 아무런 제한 없이 법원에 맡기면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여당이 특별재판부 도입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관여자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되면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거지자 특별재판부 도입론에 탄력이 붙고 있다.
검찰이 23일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점도 특별재판부 도입 논의에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임 전 차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거의 모든 사안에 연루돼 있을 정도로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도 만약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다면 정치권은 사법부의 공정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기관으로서 특별재판부 도입에 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사법부를 겨냥한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은 어떤 방식이든 공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 소속이거나 소속이었던 사람들이 대부분 수사 대상이고, 수사 과정에서 법원의 자료제출이 적절히 되고 있는지나 영장청구가 제대로 심사되는지 의심을 사는 상황이어서 외형이나 절차적으로 공정한 재판부 구성이 중요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달리, 법안 통과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법원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재판부를 구성하는 권한은 헌법이 규정한 법원의 고유권한인데 외부인사가 이에 개입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완주 서울고법원장은 18일 국정감사에서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 "특정한 재판에 대해 특정인이 지정하는 식으로 재판부를 구성하는 건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재판부를 무작위로 배당하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은 국감에서 "법원에 사무분담위원회가 조성된 만큼 공정성 시비를 줄일 수 있는 재판부 구성은 무엇일지, 사건 배당은 어떻게 하는 게 적정할지 논의되도록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특별재판부 도입을 에둘러 반대한 것이다.
수사를 받는 전·현직 법관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외부인사에 의한 재판부 구성은 헌법상 판사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협조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사법농단 의혹이라는 이슈를 큰 관심사로 두지 않는 기류가 강하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판사 출신인 데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재판거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발언하는 등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hy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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