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도 한국독립운동사로 이해해야"
하와이대 서대숙 교수, 평생 연구 자료 3천700점 기증
24일 독립기념관서 기증식…'서대숙 문고'도 개설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도 한국 독립운동사의 범주 안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독립기념관은 하와이대 서대숙(87) 명예교수가 기증한 한국독립운동 관련 연구 자료를 한데 모아 오는 24일 밝은누리관 1층 강의실에서 기증식을 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서대숙 교수가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10여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보낸 자료의 기증이 마무리됨에 따라 마련됐다.
서 교수의 평생 연구를 되돌아보고, 독립기념관 내 '서대숙 문고'의 개설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기증식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서 교수 부부가 참석한다.
서 교수는 기증한 연구 자료의 특징과 그동안 연구 생활에서 있었던 어려움과 에피소드 등을 전해줄 예정이다.
기증 자료는 서 교수가 지난 50여년간 연구하고 집필한 한국독립운동 관련 논문과 책자 등으로, 모두 3천700여점에 이른다.
자료는 국문, 영문, 일문, 중문, 러시아문 등 각종 언어가 망라돼 있으며 북한 연구 자료도 포함돼 있다.
특히 서 교수가 그동안 소중히 여겨온 큰형 서원숙(1940년 작고) 선생의 유품인 '1933년 숭실학교 졸업앨범'도 있다.
서 교수는 1931년 중국 간도 용정에서 출생했다. 서 교수의 부친 서창희 목사는 문익환 목사의 부친인 문재린 목사와 용정에서 민족운동을 벌인 인물이다.
서 교수는 1960년대에 일제강점기 동북항일 실체를 실증적으로 연구, 국제사회에서 일찌감치 북한 전문가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1967년 박사학위 논문은 '더 코리언 커뮤니스트 무브먼트(The Korean Communist Movement, 1918∼1948)이다.
당시 반공과 냉전 논리가 정치·사회적으로 팽배한 상황에서 그의 연구는 큰 반향과 함께 남북한 모두에게 위험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일관되게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도 한국 독립운동사의 범주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연구를 해왔다.
그런 점에서 남북화해와 상호교류를 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볼 때 서 교수의 연구가 새삼 주목되는 이유라고 독립기념관은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해방 후 서울로 귀국, 1950년 5월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1952년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로 유학길에 올랐다.
1956년 텍사스 크리스천대를 졸업하고 1958년 인디애나대 석사, 1964년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와이대 교수와 동 대학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1972년부터 1995년까지 역임했다. 현재는 하와이대 명예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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