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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언론인 암살 논란 사우디 왕세자 주도 회의 참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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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언론인 암살 논란 사우디 왕세자 주도 회의 참석할까
100조원 규모 '비전펀드' 사우디 정부계 펀드가 절반 투자
사우디 정정 변화, 왕세자 실각 땐 '펀드 구상' 뒤집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이 2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할지 여부가 세계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이 회의는 참석자의 화려한 면면으로 유명하지만 올해는 유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60) 암살 사건의 영향으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브뤼노 프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이 불참의사를 밝혔다.
민간에서도 포드 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과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불참의사를 밝혔다.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거대 콘텐츠 회사인 비아콤의 밥 배키시 CEO, AOL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케이스 등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미쓰비시(三菱)UFJ은행의 미케 가네쓰구(三毛兼承) 행장도 당초 예정을 바꿔 부행장을 대신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FII는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개혁 과제들을 내걸고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행사다. 세계 경제계의 주요 인사가 대거 모이는 자리로, 지난해에는 65개국에서 2천500여명의 유력 인사가 참석했다.
손정의 회장의 참석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주도한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에 사우디 정부계 펀드가 절반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가 불참하면 가뜩이나 궁지에 몰린 사우디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사우디 국내 상황에 따라 투자약정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야심차게 시작한 비전 펀드의 근간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손 회장은 사우디 외에 미국도 참여하는 제2, 제3의 펀드 설립을 추진중이며 빈 살만 왕세자도 추가 투자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출범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사우디에서 22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사업을 비롯, 세계 최대의 차량호출 서비스인 미국 우버 등에 통큰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비전 펀드의 화려한 투자계획에 미국에서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공개 움직임이 둔화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이 펀드의 최대 출자자가 사우디 정부계 투자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다. PIF의 투자약정은 빈 살만 왕세자와 손 회장의 개인적 친분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6년9월 빈 살만 왕세자가 부왕세자 신분으로 일본을 방문,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시작됐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9월3일 손 회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갑자기 수행예정을 취소하고 빈 살만 부왕세자를 만났다.
비전 펀드 구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 였다. 이후 두 사람의 밀월관계가 시작됐다.
손 회장은 비전 펀드의 최대 투자처가 될 미국에도 포석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하자 그의 후원자로 알려진 미국 재계인사를 통해 트럼프와의 면담을 성사시켰다.
트럼프와의 면담에서는 미국에 거액을 투자, 고용을창출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교외의 왕궁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사우디 국왕의 정상회담장에 손 회장이 등장, 두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펀드설립 조인을 하는 장면은 세계 재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우디 정부가 관여한 의혹을 받는 카슈끄지 살해사건은 손 회장의 원대한 구상을 송두리째 뒤엎을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 국내의 정정이 최대 위험요인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실각하는 사태가 빚어지면 그가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손 회장과의 투자전략을 뒤엎으려는 움직임이 나올 우려가 있다.
빈 살만 왕세자와 가장 가까운 외국 재계 인사로 꼽히는 손 회장은 FII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카슈끄지 사건이 표면화한 이후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가 회의 참석 여부를 포함, 손 회장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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