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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궁예도성 찾은 문체위 "유적발굴 특별법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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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궁예도성 찾은 문체위 "유적발굴 특별법 마련해야"
철원 평화전망대·전방초소 잇따라 방문…DMZ 깜짝 도보 이동도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국정감사 열흘째인 19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역사유적인 태봉국 철원성을 찾았다.

안민석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이날 민간인통제구역을 통과해 평화전망대에 도착한 뒤 정재숙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철원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른바 '궁예도성'으로 알려진 태봉국 철원성은 궁예(?∼918)가 강원도 철원에 수도를 정한 905년부터 918년까지 사용한 도성이다.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태봉국 철원성은 공교롭게 동서로 군사분계선이 지나면서 반 토막이 나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유적이다.
정 청장은 "태봉국 철원성 역사유적 공동발굴은 한반도 평화정책에 있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쌍안경으로 DMZ를 살피며 도성 외곽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전망대를 빠져나와 월정역 앞 통문에 도착한 문체위원들은 방탄조끼와 방탄모를 착용하고 DMZ 내 GP(감시초소)로 향했다.

안 위원장의 제안으로 위원들은 DMZ 내 GP 보급로 1㎞가량을 걸어서 이동했다.
민간인이 군용 차량이 아닌 도보로 이 구역을 이동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안 위원장은 "한 발자국씩 걸어가는 것이 가슴 벅차면서도 슬프다"며 "이 길을 걷는 데 70년이 걸렸는데 언젠가 국민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그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GP 내 남측 관측소에 모여든 위원들은 멀리 북한 평강고원 앞으로 펼쳐진 철원성터를 살폈다.
관측소에서 바라본 철원성 일원에는 수풀과 단풍이 우거져 시찰단은 성터의 위치를 짐작할 뿐 유적의 잔존 여부는 자세히 볼 수 없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진형 육군 제6사단장에게 현재 북한의 지뢰제거작업 시행 여부 등을 날카롭게 질문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남북 간에 지뢰를 제거해도 함께 제거하고, 개발해도 함께 하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서두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학계가 문화재 분야 장기 미제이자 숙원 사업으로 보는 태봉국 철원성 조사는 남북 관계가 좋아질 때마다 그것을 실천할 장소로 지목됐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북이 지난 9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DMZ 내 태봉국 철원성 역사유적 공동발굴에 합의하면서 논의는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지난 17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이날 문체위 소속 의원들까지 태봉국 철원성 복원에 지원사격을 나서면서 남북 공동조사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안 위원장은 "태봉국 철원성은 문화적 가치가 충분해 남북이 함께 갈라진 이곳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에서 특별법 마련과 함께 예산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철원 현장시찰을 마친 문체위원들은 뒤이어 평창과 정선을 찾아 올림픽 시설의 사후활용을 점검할 계획이다.
yang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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