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93.27

  • 56.51
  • 2.13%
코스닥

763.88

  • 10.61
  • 1.37%
1/2

[신간] 점선의 영역·비블리온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신간] 점선의 영역·비블리온
가끔 난 행복해·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나이트우드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점선의 영역 = 최민우 장편소설.
2012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등단해 꾸준히 활동한 소설가 최민우가 올해 1월 웹진 문학웹에 연재한 작품을 다시 써 단행본으로 냈다. 작가의 첫 장편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나'의 할아버지 예언으로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언젠가부터 계시를 받는 듯한 표정으로 일가친척들의 불길한 미래를 예언했고, 그 말들은 빠짐없이 실현됐다. 그런 할아버지가 임종 직전에 '나'에게 남긴 유언 역시 정확히 불행을 가리킨다.
'나'는 십수번의 취업 시도 끝에 겨우 성공한다. 작은 규모의 다소 비밀스러운 빅데이터 분석업체다. 연인 '서진'의 취업준비를 도우며 무난한 사회생활을 이어가던 '나'에게 마치 운명의 변곡점 같은 사건들이 이어진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사회와 기업이 그렇게도 역설하는 열정과 포부,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이 자기 자리 하나 찾기 어려운 현실을 고발한다.
창비. 168쪽. 1만2천원.


▲ 비블리온 = 문지혁 장편소설.
2010년 데뷔작 '체이서'가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선정되면서 주목받은 문지혁 작가 신작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웹소설 플랫폼 '저스툰'에서 연재돼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책이 금지된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한 편의 영화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다. 종이책이 가득한 서재를 지니고 있었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체포돼 사라진 지 20년 후, 성공도 출세도 불가능한 불온 계급이 된 '나'는 굳게 잠긴 서재 문을 열고 그곳에서 의문의 종이를 발견한다. 아버지가 남긴 단 한 권의 책을 둘러싸고 '나'를 쫓는 통합정부 대서수사과와 종이책 사수 연대 '비블리온'의 정체가 조금씩 밝혀지고, 마침내 나는 그동안 숨겨진 거대한 비밀에 다가선다.
그리스어로 책을 뜻하는 '비블리온'은 장르적 재미와 함께 인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의 책은 하나의 세계이며, 우리 모두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단 한 권의 책이라고 말한다.
위즈덤하우스. 280쪽. 1만3천원.


▲ 가끔 난 행복해 = 덴마크 작가 옌스 크리스티안 그뢴달 장편소설.
그뢴달은 현재 북유럽에서 가장 비중 있는 순문학 중견 작가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다. 덴마크 영화아카데미 영화감독으로 일하다 1985년 문단에 데뷔한 이후 스무 편이 넘는 장·단편과 에세이를 썼다.
이 소설은 작가가 작년에 발표한 최신작이자 작가가 직접 영어로 번역한 작품이다. 노년의 여인이 회상하는 삶과 상실, 사랑을 섬세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빈민가에서 미혼모 엄마와 쓸쓸히 자란 엘리노르는 유쾌한 남자 헨닝과 결혼하고, 어쩌다 게오르그-안나 커플과 알게 된다. 이들은 서로 친해져 이웃으로 이사하게 되는데, 어느 날 함께 떠난 휴가에서 엘리노르 남편 헨닝과 친구 안나가 스키장 눈사태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엘리노르는 죽은 두 사람이 몰래 만난 사이였음을 알게 된다. 남은 엘리노르와 게오르그는 서로가 동시에 겪은 상실과 배신의 고통을 위로하며 이후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진영인 옮김. 민음사. 164쪽. 1만2천원.


▲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 '동사의 맛',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소설의 첫 문장'을 쓴 작가 김정선의 첫 소설이다.
20년 넘게 책 교정·교열자로 일한 작가는 우울감에 빠져들 때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작품들에 대한 리뷰와 자신의 삶이 응축된 이야기를 뒤섞어 재탄생시킨 소설이다. '리뷰소설'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작가는 우울이 찾아들면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는 도서관 구석 자리나 밤늦은 시간에도 앉을 자리가 있는 24시간 카페 귀퉁이를 찾아 셰익스피어 작품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햄릿', '헨리 4세', '오셀로',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리어 왕', '템페스트' 등 작품 주인공들과 자신이 함께 등장하는 인생극장을 그려나간다. 저자가 삶에서 겪은 아픔과 슬픔이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포도밭출판사. 200쪽. 1만3천원.


▲ 나이트우드 = 퀴어문학 고전으로 손꼽히는 주나 반스의 소설.
미국인 조각가 셀마 우드와 9년간 격렬한 사랑을 한 저자가 자신의 영혼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그와의 결별 후 집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36년 영국 출판사 페이버 앤드 페이버에서 T. S. 엘리엇 편집으로 출간됐는데, 편집자로서 엘리엇은 당대의 검열을 의식해 작품 상당 부분을 잘라냈다고 한다. 60년 동안 이 편집본으로 읽히다 1995년에 이르러서야 연구자 셰릴 J. 플럼이 복원한 판본으로 출간됐다. 이번에 국내 출간된 작품은 이 복원된 판본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로빈 보트를 중심으로 그와의 관계에서 파탄을 맞는 인물들인 남편 펠릭스 남작과 아들 기도, 로빈을 갈망한 노라 플러드와 제니 페더브리지 등의 이야기를 그렸다. 중심인물인 로빈은 여성성에 대한 통념을 뒤흔들고, 특정한 대상을 향한 애착 관계를 이상화하는 사랑의 관념과 감각적·정서적 쾌락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예원 옮김. 문학동네. 276쪽. 1만3천원.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