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이렇게 빛나는 가을엔 "걸어봐요"…민통선 평화누리길
(김포·고양·파주·연천=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빛나는 가을이다. 공기는 청명하고 하늘은 맑다.
당장이라도 사무실에서 뛰쳐나가 저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자연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
근육들이 꿈틀거린다.
지리산, 제주도, 그리고 전국에 수많은 둘레길…
그동안 잘 알려진 곳들 말고 새로운 길은 없을까?
바로 평화누리길이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 최북단 접경지역에 만들어진 둘레길이다.
◇ 평화누리길
2010년 개장된 평화누리길은 DMZ(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인 김포, 고양,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 걷는 길이다.
김포 3개 코스, 파주 4개 코스, 고양 2개 코스, 연천 3개 코스 등 모두 12개 코스로구성됐다.
인적이 없이 내버려지고 철조망을 맞댄 곳을 정비해 시민들이 이곳을 걸음으로써 그간 철조망 뒤에 숨겨져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감상하게 하고 평화에 대한 염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조성 취지다.
어느덧 물씬 풍겨오는 서늘한 가을 향기, 철조망 사이사이로 한강 풍경을 조망하며 가을 걷기여행을 떠나보자.
자박자박 단풍길을 밟다 보면 가을 운치를 느낄 수 있다.
◇ 김포 코스
먼저 김포를 살펴보자.
구한말 수많은 외침의 배경이 된 해안가에 조성돼 있다.
대명항과 문수산성 남문 사이 16.6㎞ 구간이다.
일단 철책선이 약간의 긴장을 불러일으키지만 '강변 트레킹'이라 불릴 정도로 강과 산이 잘 어우러져 아름답다.
구한말 신미양요 등 외세의 침입에 대비해 세워진 진지들이 최근 아름답게 정비돼 있어 주목을 끈다.
◇ 고양 코스
대도시 주변에 조성된 걷기 코스답게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호수공원 등 도심과 어우러진 공원 주위를 걸으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수공원 선인장전시관에서 시작해 노래하는 분수대와 킨텍스, 가좌근린공원 등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마이스 산업과 신한류관광의 중심지다.
권율장군의 얼이 서린 행주산성 주변 코스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다.
◇ 파주 코스
예술적인 건축물이 산재한 파주 출판단지 코스와 해이리 코스, 반구정에서 화석정까지의 반구정길 코스, 율곡습지공원을 출발해 임진강 절경인 절벽 산책로를 통과한다.
◇ 연천 코스
파주시와 연천군의 경계인 장남교에서 시작해 한성과 개성의 물자가 한강을 타고 교류되던 고랑포구길과 절경을 자랑하는 임진적벽길, 호젓한 오솔길과 특산물인 율무밭 사이로 지나는 코스가 매력적인 통일이음길 등이 있다.
◇ 평화누리길 걷기 행사
이렇게 좋은 길을 그냥 놔둘 수 없다.
'평화누리길 걷기대회'가 경기도 주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후원으로 열린다.
20일 오전 김포의 대명 함상공원에서 열린 이번 '2018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IN 김포' 대회는 김포쪽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갈 철책길(7.7㎞)구간을 걷는 행사다.
김포의 대표 캐릭터인 포수와 포미를 활용한 '캐릭터 워터 타투'를 얼굴에 붙여주는 행사와 방문을 인증하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패스포트 스탬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또 참가자들이 걸을 때마다 참가비에서 10m당 1원씩 DMZ(비무장지대) 일원 환경보전 기금을 적립해 자연환경 국민신탁에 전달된다.
이 평화누리길 행사는 이번 한번만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 고양시는 다음 달 3일 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1천500여명의 걷기 참가자와 함께 '2018 고양바람누리길·평화누리길 걷기축제'를 연다.
이날 행사는 매년 지속해 열어온 '고양바람누리길 걷기축제'와 '평화누리길 걷기축제'를 하나의 행사로 합쳐 공동 진행한다.
걷기코스는 호수공원에서 출발해 한강 변의 평화누리길을 지나 행주산성 역사공원까지 걷는 10km 코스와 10km 코스를 지나 창릉천의 바람누리길을 거쳐 북한산성 입구까지 걷는 30km 코스로 나눠져 있다.
참가비는 없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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