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승리 거둔 서정원 감독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 악물고 뛴 선수들…고맙지만 미안한 감정이 더 커"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복귀전에서 혈투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크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서정원 감독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한 뒤 "선수들이 나 때문에 모든 힘을 쏟아내더라"며 "가슴이 아팠다. 고맙지만 미안한 감정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수원은 후반 32분까지 1-0으로 앞서가다 동점 골을 허용해 연장 승부를 펼쳤다.
연장전에선 박기동의 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제주 찌아구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다.
연거푸 눈앞에서 승리를 놓쳐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지만, 수원은 승부차기에서 3번 연속 상대 슈팅을 막은 골키퍼 신화용의 맹활약에 힘입어 극적으로 승리했다.
서정원 감독에겐 매우 의미 있는 승리였다. 서 감독은 시즌 중반 사퇴선언을 했다가 구단의 요청으로 다시 지휘봉을 잡고 이날 복귀전을 치렀다.
서 감독은 "선수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았다"며 "특히 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팀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자신을 반겨준 홈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팬들이 이름을 연호하며 반겨줘 뭉클했다"며 "사퇴선언을 했던 모습을 보인 것 자체가 부끄럽고 미안하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승부차기에서 신들린 듯 활약을 펼친 골키퍼 신화용에 관해선 "이운재 코치의 현역 시절보다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준 것 같다"며 "나도 신화용의 플레이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제주 조성환 감독은 "올 시즌 목표인 FA컵 우승이 무산돼 매우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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