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출국길에 밝혀…터키 도착 후 에르도안 대통령 면담
터키 친정부 매체 "카슈끄지, 손가락 절단 고문당하고 참수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언론인 실종사건을 논의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사건 '현장'인 터키에 도착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앙카라 에센보아공항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이달 초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자말 카슈끄지 실종사건 등을 논의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전날 터키 외교부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17일 앙카라에서 회담을 하고 시리아 사태 등 양자·지역 현안을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카슈끄지 실종사건과 관련해 파견된 만큼, 이 사건이 회담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 출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실종사건에 관해 철저하고 믿을 만한 수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 측에 실종사건을 완전하게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사우디 정부는 그렇게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가 수사 결과를 전 세계에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카슈끄지 생사와 실종사건의 책임자에 관련한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벌어진) 사실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도 말하길 원치 않더라"고 덧붙였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사라졌다.
실종 사건이 불거진 후 외신과 터키 매체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이 파견한 '암살조'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터키 친정부 언론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서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살해되는 상황이 담긴 오디오를 직접 들었다면서, 녹음된 내용을 근거로 살인자들이 카슈끄지의 손가락을 절단하며 잔혹하게 신문했으며 그를 참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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